마음으로 듣는 님(心有天线)

金千根

<h3>마음으로 듣는 님(心有天线)</h3><h3><br></h3><h3>서로 사랑하여</h3><h3>장장 십여년</h3><h3>정작 님 얼굴 그리려니</h3><h3>신통히 그려지질 않습니다</h3><h3>눈이며 코며</h3><h3>입이며 귀며</h3><h3>얼굴우의 하나하나가</h3><h3>점점 희미해만 갑니다</h3><h3>화가 나서 필을 팽개치고</h3><h3>제자리에 벌렁 누워버립니다</h3><h3>그리고 골목길 끝머리에</h3><h3>마음의 안테나를 견줍니다</h3><h3>자박자박 자박자박</h3><h3>분명 님의 발작소리입니다</h3><h3>이윽고 문이 열리면</h3><h3>스스로 판단이 확인됩니다</h3><h3>눈으로 그려내지 못한 님을</h3><h3>예민한 마음으로&nbsp; 듣습니다</h3><h3>아마도 님의 모든것이</h3><h3>눈의 창문을 넘어</h3><h3>마음속 깊은곳에</h3><h3>뿌리내렸나 봅니다</h3><h3><br></h3><h3>1995년 9월 6일 철남세집에서</h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