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퇴근길에(下班路上)

金千根

<h3>어느 퇴근길에</h3><h3>&nbsp;</h3><h3>작은 눈이 내리는</h3><h3>작은 동네의 </h3><h3>작은 골목에서</h3><h3>&nbsp;</h3><h3>돈도 없이</h3><h3>카드도 없이</h3><h3>핸드폰도 없이</h3><h3>&nbsp;</h3><h3>깨끗한 작은 창문너머</h3><h3>이글이글 피여나는 숫불에</h3><h3>자글자글 익어가는 양꼬치와</h3><h3>붉스그레 상기된 두 얼굴을</h3><h3>그저 부러워하고 싶다</h3><h3>&nbsp;</h3><h3>언젠가 맛보았던 고소함을</h3><h3>짓꿎은 군침으로 되새기며</h3><h3>그냥 그렇게 그 분위기만</h3><h3>홀로 차분히 향수하고 싶다 </h3><h3>집이라는 것은 까맣게 잊고</h3><h3>&nbsp;</h3><h3>&nbsp;</h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