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 class="ql-block"><span style="background-color:rgb(241, 237, 231); color:rgb(64, 118, 0); font-size:22px;">이동춘 중국 연변오덕된장술유한회사 대표 </span></p><p class="ql-block"><span style="font-size:20px;">‘된장녀’라는 단어가 어떤 맥락에서 생겨났는지 선뜻 알기 어렵다. </span></p><p class="ql-block"><span style="color:rgba(0, 0, 0, 0.9); font-size:20px;">그래서 더욱 궁금해진다. </span></p><p class="ql-block"><span style="color:rgba(0, 0, 0, 0.9); font-size:20px;">그런데 이 표현으로 인해 연변의 된장술이 한국에 들어가 싸구려 제품으로 인식되고 있다며, 명칭을 바꿔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다. 이에 ‘된장녀’의 유래를 알아보고자 여러 사람에게 물어보았다.</span></p><p class="ql-block"><span style="color:rgba(0, 0, 0, 0.9); font-size:20px;">돌아온 답은 대체로 비슷했다. </span></p><p class="ql-block"><span style="color:rgba(0, 0, 0, 0.9); font-size:20px;">진가를 가리지 못하고 건방지며 오만한 여자를 일컫는 말이라는 것이다. </span></p><p class="ql-block"><span style="color:rgba(0, 0, 0, 0.9); font-size:20px;">국산품 가운데에도 훌륭한 가방이 많음에도 이를 무시하고 외제 가방을 들고 다니며 잘난 체하는 사람을 빗대어 표현한 말이라는 설명이었다.그렇다면 왜 하필 ‘된장’에 빗대어 말했을까. 이에 대해서는 누구도 명확한 답을 내놓지 못했다. 그래서 스스로 나름의 해석을 시도해 보았다. 겉모양과 색이 비슷한 똥과 된장을 구별하지 못하고, 오히려 똥이 된장보다 더 낫다고 우쭐대는 사람을 가리키는 말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 것이다. 물론 다소 과장되고 억지스러운 해석일 수도 있다. (웃음)</span></p><p class="ql-block"><span style="color:rgba(0, 0, 0, 0.9); font-size:22px;">일반적으로 ‘된장녀’는 겉으로는 검소한 생활을 하는 척하지만 실제로는 허영심이 강해, 값싼 생활비—예컨대 된장찌개 등—로 아낀 돈을 명품이나 외제 소비에 쓰는 여성을 조롱하는 표현으로 사용된다. 여기서 ‘된장’은 가장 싸고 소박한 음식의 상징이며, ‘녀’는 여성을 지칭한다. 즉 일상에서는 극단적으로 절약하면서 보여주기식 소비에는 과도하게 집착하는 태도를 풍자한 말이다.</span></p> <p class="ql-block"><span style="color:rgba(0, 0, 0, 0.9); font-size:22px;">그러나 이 표현은 특정 소비 행태를 비판하는 듯 보이면서도, 실상은 여성을 대상화하고 전통 음식인 된장을 부정적 이미지와 결합시켜 여성과 전통, 문화를 동시에 깎아내리는 언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로 인해 최근에는 사용을 자제해야 할 혐오·차별적 표현으로 인식되고 있으며, 더 나아가 민족 문화 자체를 비하하는 문제적 언어로 재해석되고 있다.</span></p><p class="ql-block"><span style="color:rgba(0, 0, 0, 0.9); font-size:22px;">하지만 이 글에서 말하고자 하는 바는 ‘된장녀’라는 표현 그 자체보다, 그 말을 아무렇지 않게 사용하며 된장을 비하하는 태도를 우리가 무심히 넘겨도 되는가 하는 점이다.지구촌에서 생존해 온 우리 조선민족은 재래식 전통 된장으로 명맥을 이어 왔다. 된장은 단순한 음식이 아니라, 육신의 건강을 지켜 왔고 민족의 혼을 형성해 온 근간이었다. 이는 결코 과장이 아니며, 철저한 신토불이의 역사이다.우리 민족은 자타가 공인하는 문화민족이다. 모든 생명체의 성격, 특히 인간의 사고방식과 성격 형성은 그들이 섭취하는 먹거리에서 비롯된다고 볼 수 있다. </span></p><p class="ql-block"><span style="color:rgba(0, 0, 0, 0.9); font-size:20px;">예컨대 초식동물인 소·말·양은 공격성이 적고 온순한 반면, 사냥을 통해 먹이를 얻는 호랑이·사자·개·고양이 등은 공격적인 성향을 지닌다. 또 곡식을 먹는 닭이나 새, 쥐 같은 동물들은 상대적으로 약삭빠르고 경계심이 강하다. 이로 미루어 볼 때, 지구촌 각 민족의 성격과 이념 형성, 나아가 생존 방식의 차이는 그들이 섭취해 온 식품과 깊은 연관이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span></p><p class="ql-block"><span style="color:rgba(0, 0, 0, 0.9); font-size:20px;">인류의 진화 과정은 대략 네 단계로 나눌 수 있다. </span></p><p class="ql-block"><span style="color:rgba(0, 0, 0, 0.9); font-size:20px;">첫 번째는 가장 원시적인 단계로, 인간과 짐승 모두가 단순히 배를 채우며 생계를 유지하는 단계이다. </span></p><p class="ql-block"><span style="color:rgba(0, 0, 0, 0.9); font-size:22px;">두 번째는 영양형 단계로, 이때부터 인간의 먹거리 추구는 짐승과 분명히 갈라진다. 인간은 생존에 적합한 영양형 식품을 찾아 가공·섭취하며 음식 문화를 형성하기 시작한다. 현재 지구촌 인간 사회의 상당수는 아직 이 단계에 머물러 있다.</span></p><p class="ql-block"><span style="color:rgba(0, 0, 0, 0.9); font-size:22px;">세 번째 단계는 기능형 식품 단계이다. 이 단계에서는 식품의 영양성뿐 아니라 질병 예방과 치료라는 기능성까지 고려하게 된다. 과학의 발전과 사회 진화가 가속화되면서 기능성 식품의 시대는 이미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span></p><p class="ql-block"><span style="color:rgba(0, 0, 0, 0.9); font-size:22px;">네 번째 단계는 문화형, 즉 감수성 식품의 시대이다. 육신이 건강해질수록 인간은 자연스럽게 정신적 쾌락과 내적 만족을 추구하게 되는데, 이는 인간의 가장 본질적인 본능이기도 하다.</span></p><p class="ql-block"><span style="color:rgba(0, 0, 0, 0.9); font-size:22px;">이 모든 단계를 충족시키는 식품이 바로 재래식 전통 된장이다. 다시 말해 우리 민족은 이미 식문화의 최고 진화 단계에 이르러 그 가치를 향유하고 있는 셈이다.된장의 기본 원료는 콩이다. 콩은 풍부한 영양 성분과 미네랄의 보고이며, 이를 발효시키는 과정에서 새로운 유효 성분이 생성된다. 이 과정에서 인체에 필수적인 이소플라본, 아미노산, 비타민, 미네랄이 균형 있게 공급된다. 동시에 발효 미생물은 질병을 예방하고 치료하는 기능을 지닌다는 연구 논문</span></p> <p class="ql-block"><span style="color:rgba(0, 0, 0, 0.9); font-size:22px;">더욱 주목할 점은, 대자연 속에서 이루어지는 발효 과정이 인간이 갖추어야 할 정신적 자양분, 즉 다섯 가지 영성 문화 DNA를 활성화한다는 사실이다. 이는 자기 맛을 지키는 단심의 영성, 상대의 맛을 인정하고 어우러지는 화심의 영성, 지나침을 순화하는 선심의 영성, 비린내와 기름기를 제거해 담백함을 지키는 불심의 영성, 오래도록 변질되지 않는 항심의 영성이다.이 다섯 가지 영성이 빚어낸 것이 바로 오덕 문화 사상이다. 곧 어울림 속에서도 원칙을 지키는 화이부동의 마음, 차이를 인정하며 공존하는 구동존이의 마음, 지나침을 순화해 화합하는 공생의 마음, 부정과 비리에 맞서 밝은 세상을 지향하는 불심의 마음, 금전과 권력에 아부하지 않는 송백절개의 마음이다.이는 어머니의 태중에서부터 물려받은 이 민족의 문화적 기질이며, 선인들은 이를 ‘천인합일 오덕문화’라 불렀다. </span></p><p class="ql-block"><span style="color:rgba(0, 0, 0, 0.9); font-size:22px;">다시 말해, 이는 특정 민족만의 가치가 아니라 이 세상 모든 인간이 갖추어야 할 윤리적 도덕이었다.이처럼 신성하고 위대한 식품을 스스로 비하하여 천한 인문으로 취급하는 행위는 도저히 용서할 수 없는 일이 아니겠는가. 발효식품은 본래 미생물 간의 치열한 경쟁의 장이다. </span></p> <p class="ql-block"><span style="color:rgb(0, 0, 0); font-size:22px;">그러니 그러한 식품을 섭취하는 인간들 역시 강한 경쟁심과 신념, 정치적 성향과 이해관계의 충돌로 갈등과 분쟁을 일으킬 수는 있을 것이다. 이는 발효 과정의 연장선으로 보고 넘어갈 수도 있다. 그러나 자기 자신과 민족을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민족으로 만들어 준 된장의 가치를 스스로 깎아내리는 행위는, 결국 자신을 인간 이하로 전락시키는 것과 다르지 않다는 점을 우리는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span></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