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안개 몽롱하던 어느 겨울날!

김영도

<p class="ql-block"><br></p><p class="ql-block"> 11월25일 화요일 어제저녁 세월은 대소설사이를 달리는데 때 아닌 겨울비가 주룩주룩 내리더니 간 밤엔 눈으로 변하여 아침에 깨여 보니 자귀눈이 깔렸었고 몽롱한 겨울안개가 이 세상을 부드럽게 포옥 껴 안고 있었다. </p><p class="ql-block"> 달리는 차창은 쉼없이 닦아도 안개가 맞혀 와 희뿌엿고 안으론 수증기가 매달려 앞길이 꿈속 같다. 이렇게 겨울에 안개 낀 날은 보기 드문데 오늘 산행은 꿈속을 걷는 듯 하여 참 좋겠다! </p><p class="ql-block"> 하지만 모임시간인 9시가 되니 안개는 자취를 감추고 안개 먹은 하늘만이 부옇게 멍먹하다. 도시속의 길바닥은 눈이 언녕 녹아 없는데 수림속에 들어서 보니 푸근한 숲속은 눈이 엷지만 내린대로 하얗게 깔려 있었고 소나무의 침엽끝과 잎이 진 마른 나무들의 가는 가지엔 다만 정체를 알아 볼 수 있으리 만큼 상고대가 아련하게 피여 있었다. 한껏 습기를 머금은 산공기는 한없이 부드럽고 시원하다. 야, 비록 눈은 일찍 멈춰 버리고 내리지 않지만 나무들마다 보얗게 연크림으로 화장한 수림속은 아늑하고 부드러워 어머니사랑의 품속에서 어리광 부리는 어린애의 심정이다! 꿈속 같은 동화속의 수림을 헤쳐가는 즐거움이 느슨하게 온 몸에 퍼져 온다! </p><p class="ql-block"> 인원이 많을 때는 벅적벅적 흥성흥성하고 웃고 떠들며 열정적이여서 좋았지만 인원이 적으니 움직임이 가볍고 자연경물을 보고 정감을 교감하는데 좋은 줄도 알게 된다! 오늘은 단촐하여 사진을 면하려 했는데 하얀 눈과 보얗게 피여 난 상고대에 마음이 끌려 저도 모르게 핸드폰을 내들게 된다. </p><p class="ql-block"> 눈이나 상고대는 우리들의 욕망과 갈망에는 못 미치지만 아련몽롱한 수림속의 정취는 우리들이 즐기기에 충분하다. </p><p class="ql-block"> 도시와 가까운 모아산에서 상고대를 볼 수 있으면 백설의 세계 ㅡ 로리커호는 아마 눈이 푹푹 빠지고 서리발 같은 상고대가 깨끗하고 아름답게 나무마다에 하얀 꽃을 탐스럽게 피웠을 것이다! 이런 련상으로 하여 마음속에는 상고대가 곱게 피고 거위털 같은 눈이 펑펑 쏟아져 내린다! </p><p class="ql-block"><br></p><p class="ql-block"><br></p><p class="ql-block"> </p><p class="ql-block"> </p> <p class="ql-block">  눈이냐? 성에냐? 무송 (雾凇) 이냐? </p> <p class="ql-block"> 생각밖에 오늘 등산이 좋구만! </p> <p class="ql-block">  공기도 습윤하고 무송도 살짝 피여 좋구만! </p> <p class="ql-block"> 숲속길에는 눈이 하얗게 깔려 있다! </p> <p class="ql-block"> 소나무잎새에 살짝 얼어 붙은 눈! </p> <p class="ql-block">  눈내린 삼림은 더욱 부드러워 보인다! </p> <p class="ql-block">  팔 펼쳐 눈을 받아 설송이 되려 했건만 </p><p class="ql-block"> 가석하게 눈은 그 갈망에 미치지 못했다! </p> <p class="ql-block"> 갈망! </p> <p class="ql-block">  로리커호엔 무송이 하얗게 피였겠는데... </p> <p class="ql-block"> 계절은 추위에 흰눈을 뿌리는데 </p><p class="ql-block"> 풀은 파랗게 여름을 잊지 않고 있다! </p><p class="ql-block"> </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