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종되어 가는 인정

南哲禹

<p class="ql-block"><br></p><p class="ql-block" style="text-align:center;"><b style="font-size:22px; color:rgb(22, 126, 251);">실종되어 가는 인정</b></p><p class="ql-block" style="text-align:center;"><span style="color:rgb(22, 126, 251);">남철우</span></p><p class="ql-block" style="text-align:center;"><span style="color:rgb(22, 126, 251);"><span class="ql-cursor"></span></span></p><p class="ql-block">지구촌 어디에서 든 우리는 혼자 살아갈 수 없습니다. 매일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사람들과 부딪히고 대화를 나누며, 그 관계 속에서 서로의 삶을 나누어 갑니다. 상호 마음을 건네고 덕담을 나누며 따뜻한 정을 이어가려는 것은 인간의 본능이자 오래된 소망일 것입니다. 인간관계란 결코 거창한 것이 아닙니다. 우리가 길을 걷다 마주친 이에게 웃으며 안부를 묻는 짧은 순간에도 이미 진정한 교류는 이루어집니다.</p><p class="ql-block"><br></p><p class="ql-block">예전에는 팔촌까지 한 지붕 아래 함께 사는 경우가 흔했습니다. 대가족이 모여 살던 집안은 언제나 북적이었고, 부족한 것은 서로 메우며 화기애애했습니다. 소소한 일에도 함께 웃고, 누군가 아프면 온 가족이 걱정하며 돌보았습니다. 적은 음식이라도 나누어 먹고, 기쁨과 슬픔을 함께하는 품덕 그 자체가 정겨 움이었습니다.</p><p class="ql-block"><br></p><p class="ql-block">그러나 지금 사회가 발전할수록 이러한 모습은 점차 사라져 가고 있습니다. 개인주의가 만연해지고 따뜻한 인심은 바람처럼 흩어져 이제는 좀처럼 찾아보기 힘듭니다. 앞으로 점점 젊은 세대 독신 가족이 늘고 결혼해도 자녀를 낳지 않거나 또는 1명만 낳아 키운다. 그러다 보니 그 후대들은 삼촌, 고모, 외삼촌, 이모, 그리고 사촌이 무엇인지 개념조차 모르고 친척이 사라지면서 촌수 관계가 자연히 실종되어 간다.</p><p class="ql-block"><br></p><p class="ql-block">가정 안에서도 형제자매 간의 관계가 예외일 수 없습니다. 어린 시절 함께 웃고 울며 의지하던 사이였지만, 각자 삶의 무게를 지고 가정을 꾸리다 보니 어느새 거리감이 생기게 됩니다. 처음에는 가끔 연락을 주고받다 가도, 시간이 흐르면서 대화가 줄고 마음을 표현하는 것 조차 드물어집니다. 그렇게 세월이 쌓이다 보면, 나중에는 가장 가까웠던 혈육 사이에도 미묘한 벽이 생겨납니다.</p><p class="ql-block"><br></p><p class="ql-block">피를 나눈 사이라 해도 정이 메말라 간다는 것은 참으로 서글픈 일입니다. 족보에는 이름이 나란히 남아 있어도, 실제 삶 속에서는 교류가 끊겨버린 경우가 많습니다. 예전처럼 명절이면 온 가족이 모여 함께 웃고 떠들던 분위기는 점차 사라지고, 서로의 생일조차 모른 채 전화 한 통 오가지 않는다면, 그것은 이미 이름만 남은 혈연일 뿐, 속이 빈 껍데기 같은 인연에 지나지 않습니다. “가까운 형제라도 왕래가 없다면 먼 이웃보다 못하다”는 옛말이 결코 과장이 아님을 요즘 들어 더욱 절실히 느끼게 됩니다.</p><p class="ql-block"><br></p><p class="ql-block">아이러니하게도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이웃이 더 따뜻하게 다가올 때가 있습니다. 매일 아침 웃으며 건네는 인사, 사소한 일 부터 작은 도움을 주고받는 손길은 하루를 환하게 밝히고 삶의 온도를 높여 줍니다. 이것은 단지 혈연이 아니라 마음과 진정성이 관계를 지탱하는 힘임을 보여줍니다.</p><p class="ql-block"><br></p><p class="ql-block">오늘날 우리는 그전 시대 보다 편리하게 살아갑니다. 정보화 시대, 글로벌 시대라 불리는 지금은 굳이 먼 길을 가지 않아도 손가락 몇 번만 움직이면 됩니다. 휴대전화만 있으면 지구 반대편 사람과 실시간으로 얼굴을 마주하며 대화할 수 있으며 비용조차 들지 않습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발달한 기술이 아니라, 그 속에 담겨진 ‘마음의 진정성’입니다. 진심이 빠져 있다면 아무리 편리한 도구를 가진들, 남는 것은 구실과 변명뿐이고 따뜻한 인정은 결코 전해지지 않습니다. 그래서인지 친척과 지인의 모습은 점점 희미해지고, ‘인정’이라는 개념 자체가 사람들의 마음속에서 사라져 가는 듯합니다. 물론 사람마다 성격과 생각은 다르기에 모든 관계가 뜻대로 흐를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손가락이 길고 짧듯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고, 근본을 잊지 않은 채 이해하려는 마음이야 말로 인간관계의 바탕이 되어야 합니다.</p><p class="ql-block"><br></p><p class="ql-block">그럼에도 오늘날은 특별한 이유와 뚜렷한 계기도 없이 ‘인정’이 하나 둘 자취를 감추고 있습니다. 가족과 친척, 이웃 사이에서 오가던 따뜻한 정이 옛날과 판이하게 끊겨가는 현실을 바라보면 안타까움과 우려가 함께 밀려옵니다.</p><p class="ql-block"><br></p><p class="ql-block">세상이 아무리 달라져도, 마음마저 메말라 버린다면 삶은 삭막하고 차갑게만 느껴질 것입니다. 그래서일까요. 문득문득 옛날의 따뜻한 인정 어린 정겨운 풍경들이 그리워집니다. 현대의 바쁜 생활 속에서도 문득 떠오르는 얼굴이 있다면, 그럴 때는 안부를 묻는 짧은 전화 한 통, 혹은 간단한 메시지 한 줄 이라도 전해 보는 것은 어떨까요?</p><p class="ql-block"><br></p><p class="ql-block">작은 대화 속에서 소식을 나누고 웃음을 주고받는 그 순간이 곧 신뢰의 출발점이자 서로 간 관계의 기본이 될 것입니다. 인정이 사라져 가는 이 시대에도 우리가 조금만 더 마음을 열고 먼저 다가간다면, 옛날의 따뜻했던 인정은 여전히 우리 곁에서 살아 숨 쉴 것이라 믿습니다.</p> <p class="ql-block" style="text-align:center;"><span style="color:rgb(57, 181, 74);">💚 💙 💜 💛 💖 💞💕 💛 💜 💙 💚</span></p><p class="ql-block" style="text-align:center;"><span style="color:rgb(57, 181, 74);"></span></p> <p class="ql-block"><a href="https://mp.weixin.qq.com/s/LYB_l6LQMWz6G_VOW-lqDA" target="_blank" style="background-color:rgb(255, 255, 255); font-size:22px;"><b>실종되어 가는 인정</b></a></p><p class="ql-block"><span style="background-color:rgb(255, 255, 255); font-size:18px;">(조글로)에 실린 나의 작품을 보려면 위의 파란 글을 누르면 볼수 있습니다.</span></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