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 class="ql-block" style="text-align:center;"><b style="font-size:22px;">익살은 생활의 조미료이다</b></p><p class="ql-block" style="text-align:justify;"><span style="font-size:22px;"> </span></p><p class="ql-block"><span style="font-size:22px;"> </span><b style="font-size:22px;"> 30여년전 겨울의 어느날, 휘몰아치는 바람 때문에 자전거를 탈 수가 없어 나와 친구는 퇴근길에 함께 길가의 작은 음식점에 들어가 개장국 한그릇을 안주로 술을 마신 적이 있다.(각박한 호주머니 사정때문에) 술이 몇순배 돌자 국그릇에서 언뜻언뜻 선을 보이던 개고기 몇점도 자취를 감추고 멀건 국물만 남았다.</b></p><p class="ql-block"><b style="font-size:22px;"> 국이 다 식었기에 복무원처녀를 불러 국을 데워달라고 부탁하고 보니 어쩐지 우리들의 꾀죄죄한 모습을 보인 것 같아 한술 더 떠서 국을 데워올 때 고기를 아무리 많이 넣어도 절대 의견을 제기하지 않겠노라고 익살을 부렸다.</b></p><p class="ql-block"><b style="font-size:22px;"> 웃음을 참지 못하고 킥킥거리며 나가던 복무원처녀는 끝내 폭소를 터뜨리고 말았다. 그리하여 식당주인 아주머니도 그 원인을 알게 되였는데 참 재미있는 손님들이라고 자기가 직접 국그릇을 들고 “현지고찰”을 나오셨는데 국그릇에는 정말로 고기가 듬뿍 들어있었다. 익살이 받아안은 돈독한 보답이라 하겠다. 물론 그 은혜는 잊지 않고 톡톡히 보답해드렸는데 그건 후일담이라 여기서는 생략한다.</b></p> <p class="ql-block"><b style="font-size:22px;">그날의 작은 익살은 단순히 고기 몇점을 더 얻어내기 위한 얄팍한 수단이 아니였다. 그것은 추운 겨울날 각박한 호주머니의 사정 때문에 어색한 국면에 놓인 자신들의 처지를 스스로 재치있게 풀어내는 일종의 건강한 자존심의 발현이였다. 우리는 호주머니 사정이 넉넉지 않음을 부끄러워하거나 숨기기보다 오히려 그것을 익살의 소재로 삼아 유쾌하게 드러내 보임으로써 역설적이게도 그 빈곤함에서 벗어나게 되였다.</b></p><p class="ql-block"><b style="font-size:22px;"> 복무원처녀의 폭소와 주인 아주머니의 '현지고찰'은 그 익살에 대한 가장 따뜻한 답변이었다. 이는 단순한 동정이나 측은지심(恻隐之心)이 아니라 우리들의 건강하고 유쾌한 정신을 알아보았기에 기꺼이 드리는 '돈독한 보답'이었다. 그들은 우리들의 내면을 보고 우리들이 건넨 웃음을 값진 것으로 받아들여 고기라는 형체로 보답한 것이다. 여기서 익살은 서로를 향한 신뢰와 공감의 다리가 되였었다.</b></p><p class="ql-block"><b style="font-size:22px;"> 진정한 익살은 타인을 웃게 만드는 기술이기도 하지만 더우기는 삶의 부조리와 자신의 처지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그것을 유머라는 재료를 통해 재구성하여 만들어진 '함께 웃을</b><b style="font-size:18px;"> 수 </b><b style="font-size:22px;">있는 지혜'이기도 하다. 그것은 세상을 적대적으로 마주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을 포함한 모든 것에 대해 다소 여유로운 시선을 유지해야만 가능한 것이다.</b></p><p class="ql-block"><b style="font-size:22px;"> 우리는 모두 인생이라는 길을 걷는 려행자들이다. 그 길에서 만나게 되는 사람들이 서로 즐거움을 보태주면서 걸을 수 있다면 그 려정은 한결 가볍고 경쾌해질 것이다. 익살은 삶에 맛을 더하는 조미료이자 삶의 흐름을 원활하게 만드는 윤활제이다. 나는 익살군까지는 되지 못하더라도 삶을 유쾌하게 만드는 익살을 좀 부릴 줄 아는 인간이 되고 싶다.</b></p><p class="ql-block"><span style="font-size:22px;"> /</span><span style="font-size:22px; color:rgba(0, 0, 0, 0.9);">德之文</span></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