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 class="ql-block" style="text-align:center;"><span style="color:rgb(237, 35, 8);">훈춘의 가을</span></p><p class="ql-block"><span style="color:rgb(237, 35, 8);">첫 가을바람이 두만강변을 스쳐지나가자 훈춘은 슬그머니 금갑으로 바뀌었다. 논밭에서는 금빛 파도가 출렁이고 곡식 이삭은 허리를 굽혀 대지를 향해 절을 하는듯하다. 과수원에서는 빨간 사과가 아이의 수줍은 얼굴처럼 빨갛고 노란 배가 가지를 흔들면서 달콤한 향을 산발하고 있다.</span></p><p class="ql-block"><span style="color:rgb(237, 35, 8);">숲길을 걷노라면 발밑에는 두터운 락엽주단이 펼쳐지는데"사박사박"하는 소리는 마치 가을의 속삭임같다. 단풍잎은 불 같고 은행나무는 금 같으며 간혹 솔잎이 흘러내리는데 송진 향기를 머금기도 한다. 먼 곳에서 들려오는 수확기의 굉음과 농민들의 즐거운 웃음소리가 교차되어 풍년의 악장을 이룬다.</span></p><p class="ql-block"><span style="color:rgb(237, 35, 8);">방천의 용호각에서 불어오는 가을바람은 삼국 변경의 소식을 알려온다. 러시아의 산봉우리와 조선의 논밭, 중국의 마을이 가을 햇살 아래 한 폭의 화폭처럼 어우러져 있다. 이곳에 서니 력사의 맥락 속에 변방 도시의 정취가 느껴진다.</span></p><p class="ql-block"><span style="color:rgb(237, 35, 8);">어둠이 깔리자 훈춘의 가을은 더욱 고요해진다. 밝은 달이 높이 걸려 은빛 빛을 뿌리며 수많은 등불과 서로 어울려 눈부시게 비친다. 처마에 매달린 옥수수와 고추 꼬치가 달빛 아래 따스한 빛을 머금고 변강 사람들의 소박한 행복을 말해주고 있다.</span></p><p class="ql-block"><span style="color:rgb(237, 35, 8);">훈춘의 가을은 풍작을 이룬 시와 변강도시의 노래로 대자연이 가장 아낌없이 선사한것이다.</span></p> <p class="ql-block" style="text-align:center;"><span style="color:rgb(57, 181, 74);">珲春的秋</span></p><p class="ql-block"><span style="color:rgb(57, 181, 74);">当第一缕秋风掠过图们江畔,珲春便悄然换上了金甲。稻田里翻滚着金色的浪涛,饱满的谷穗压弯了腰,仿佛在向大地行礼。果园中,红彤彤的苹果像孩子羞红的脸蛋,黄澄澄的梨子在枝头摇晃,散发出诱人的甜香。</span></p><p class="ql-block"><span style="color:rgb(57, 181, 74);">走在林间小路上,脚下是厚厚的落叶地毯,"沙沙"的声响像是秋天的私语。枫叶如火,银杏似金,偶尔有松针飘落,带着松脂的清香。远处传来收割机的轰鸣,与农民的欢笑声交织成丰收的乐章。</span></p><p class="ql-block"><span style="color:rgb(57, 181, 74);">防川的龙虎阁上,秋风送来三国边境的讯息。俄罗斯的山峦、朝鲜的稻田、中国的村庄,在秋阳下构成一幅和谐的画卷。站在这里,仿佛能触摸到历史的脉络,感受到边城的独特韵味。</span></p><p class="ql-block"><span style="color:rgb(57, 181, 74);">夜幕降临时,珲春的秋更添几分静谧。明月高悬,洒下银辉,与万家灯火交相辉映。屋檐下挂着的玉米和辣椒串,在月光下泛着温暖的光泽,诉说着边城人家最朴实的幸福。</span></p><p class="ql-block"><span style="color:rgb(57, 181, 74);">珲春的秋,是丰收的诗,是边城的歌,更是大自然最慷慨的馈赠。</span></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