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 class="ql-block" style="text-align:center;"><span style="color:rgb(255, 138, 0);">가을 사랑 </span></p><p class="ql-block"><span style="color:rgb(255, 138, 0);">가을이 깊어갈 때면 나는 늘 산과 들로 간다.</span></p><p class="ql-block"><span style="color:rgb(255, 138, 0);">아침안개가 아직 걷히지 않은 먼 산은 화선지에 어지럽게 핀 수묵처럼 윤곽이 희미하지만 자연히 풍골이 있다. 부드러운 락엽을 밟으며 깊은 곳으로 걸어가니 발밑에서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마치 누르스름한 낡은 책을 뒤적이는 것 같았다. 갑자기 붉은 단풍이 눈가를 스치고 그 아름다운 빛깔은 마음속에 뜨거운 흔적을 남긴다--원래는 가을이 나뭇가지에 불을 숨기고 오로지 마음만 있는 사람이 주우기만 기다렸다.</span></p><p class="ql-block"><span style="color:rgb(255, 138, 0);">고갯마루 바람은 장난이 최고여서 옷자락을 들락거리기도하고 솔향을 실어오기도 한다. 나는 언제나 골짜기를 향하여 큰 소리로 웨치곤 한다. 그 소리는 암벽에 부딪쳤다가 튕겨 나오며 한 떼의 새떼가 놀라서 후루룩 하늘로 날아오르곤 한다. 구름이 머리 위를 헤매며 때로는 솜으로 모였다가 때로는 엷은 면사로 흩어지는 것이 마치 하늘이 한 통 보내지 않은 연애편지를 쓰는 것 같다.</span></p><p class="ql-block"><span style="color:rgb(255, 138, 0);">오후에 햇빛이 비스듬히 비추면 숲 사이에 금박이 가득 쌓인다. 늙은 소는 산비탈에서 풀을 씹으면서 꼬리를 느릿느릿 흔들고있으며 졸졸 흐르는 시냇물과 더불어 멀어졌다 가까워졌다 하는 목동의 대나무 피리 소리는 오히려 그 어떤 악장보다 더 감동적이다. 나는 쪼그리고 앉아 개미들이 줄을 지어 풀씨를 나르는 모습을 보고 가을의 대범함을 깨달았다. 가을은 풍작을 인간에게는 주지만 산야에는 시를 남긴다.</span></p><p class="ql-block"><span style="color:rgb(255, 138, 0);">어둠이 주위를 뒤덮을 때 저녁노을이 하늘 절반을 붉게 태웠다. 돌아오는 길에 나는 줄곧 뒤돌아보지 않을 수 없었다. 알록달록한 나무들, 구불구불한 길들, 풀잎 사이에 숨은 이슬들 이 모두 가을이 나에게 쓰는 편지다. 바람이 일어날 때 나무 가득 노란 잎의 우수수 소리는 마치 "내년에 다시 만나요"라고 낮은 속삭임 같았다.</span></p><p class="ql-block"><span style="color:rgb(255, 138, 0);">원래 가을은 결코 떠난 적이 없다. 그것은 단지 시름 서리가 되어 이슬이 되어 내년 봄 가지 위의 한 줄기 신록이 되였을 뿐이다. 그리고 나는, 이미 그 가을빛을 조용히 내 마음속 깊이 간직해 두었다.</span></p> <p class="ql-block" style="text-align:center;"><span style="color:rgb(57, 181, 74);">秋恋</span></p><p class="ql-block"><span style="color:rgb(57, 181, 74);">秋意渐浓时,我总爱往山野里去。</span></p><p class="ql-block"><span style="color:rgb(57, 181, 74);">晨雾未散,远山便如宣纸上晕开的水墨,轮廓模糊却自有风骨。踩着松软的落叶往深处走,脚下沙沙作响,像在翻阅一本泛黄的旧书。忽然有红枫掠过眼角,那抹艳色便在心底烫出个印记——原是秋在枝头藏了把火,专等有心人来拾。</span></p><p class="ql-block"><span style="color:rgb(57, 181, 74);">山岗上的风最是顽皮,时而掀起衣角,时而送来松香。我总爱对着山谷喊一声,声音撞在岩壁上又弹回来,惊起一群雀儿扑棱棱飞向天际。云朵在头顶游走,时而聚成棉絮,时而散作薄纱,倒像是天空在写一封未寄的情书。</span></p><p class="ql-block"><span style="color:rgb(57, 181, 74);">午后阳光斜斜地照进来,林间便落满金箔。老牛在坡上嚼着草,尾巴甩得慢悠悠;牧童的竹笛声忽远忽近,和着溪水潺潺,倒比任何乐章都动听。我蹲下身,看蚂蚁排着队搬运草籽,忽然明白秋的慷慨——它把丰收给了人间,却把诗意留给了山野。</span></p><p class="ql-block"><span style="color:rgb(57, 181, 74);">暮色四合时,晚霞烧红了半边天。归途上,我总忍不住回头望。那些斑斓的树,那些蜿蜒的路,那些藏在草叶间的露珠,都成了秋写给我的信笺。风起时,满树黄叶簌簌作响,像在低语:"来年再会。"</span></p><p class="ql-block"><span style="color:rgb(57, 181, 74);">原来秋从不曾离去,它只是把心事化作了霜,化作了露,化作了来年春枝头的一抹新绿。而我,早已把整季的秋色,悄悄收进了心底。</span></p> <p class="ql-block" style="text-align:center;"><span style="color:rgb(237, 35, 8);">秋 恋</span></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