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 class="ql-block"><span style="font-size:22px;"> 바람은 언제나 흔적없이 다가옵니다. 흘러간 세월만큼이나 너무도 많은 여러것들과 함께하여 찾아옵니다.</span></p> <p class="ql-block"><span style="font-size:22px;"> 그러다 깨닫고 보면 막연히 잃어버린 것들이 가슴에만 있는 것이 아님을 깨닫곤 슬픔을 느끼곤 합니다. </span></p> <p class="ql-block"><span style="font-size:22px;"> 바람은 어쩌다 비를 앞세우고 오기도 합니다. </span></p><p class="ql-block"><span style="font-size:22px;"> 오늘은 이른 아침부터 보슬 보슬 비가 내립니다. </span></p><p class="ql-block"><span style="font-size:22px;"> 우두커니 창밖을 바라보니 어둠속에서 배회하고있는 참 많은 바람들이 몰려 다닙니다. </span></p> <p class="ql-block"><span style="font-size:22px;"> 어쩌면 잡히지 않는 막연한 그리움만 오래 된 가설극장의 포스트처럼 비에 젖은 가로등아래 수북히 남습니다.</span></p> <p class="ql-block"><span style="font-size:22px;"> 이렇게 비가 내리고 바람이 부는 날엔오래되어 빛 바랜채 흑백으로 남겨져 있는 추억담긴 사진들을 정리하기도 하고, </span></p> <p class="ql-block"><span style="font-size:22px;"> 돌아갈 수 없는 내청춘을 잊기 위하여내 안타까운 날들을 차마 잊기 위하여,</span></p><p class="ql-block"><span style="font-size:22px;"> 내리는 비는 간절한 그리움 때문에 잃어가는 가늠자가 되기도 합니다.</span></p> <p class="ql-block"><span style="font-size:22px;"> 빗속에 버려진 이름하나 가슴에는 으슬한 상처가 되어가고 난 아무런 까닭없이 목이 메입니다. </span></p> <p class="ql-block"><span style="font-size:22px;"> 술과 비에 젖어버린 마음처럼 희미한 불빛마저 가만 있질 못하고 그저 마냥 흔들거리기만 합니다. </span></p> <p class="ql-block"><span style="font-size:22px;"> 만남 뒤엔 언제나 이별이 뒤따르고 이별 뒤엔 언제나 쓰디쓴 침묵이 남습니다. </span></p> <p class="ql-block" style="text-align:center;"><span style="font-size:22px;"> 비는 점점 가늘어가지만</span></p><p class="ql-block" style="text-align:center;"><span style="font-size:22px;">바람소리는 아직 </span></p><p class="ql-block" style="text-align:center;"><span style="font-size:22px;">여전히 굵게 들려옵니다. </span></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