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 class="ql-block"> 2025년 상반기, 한국시조협회가 주최한 종합문학행사 축제가 서울에서 성대하게 개최되었다. 이날 행사에는 전국 각지에서 모인 600여 명의 시인들이 참석하여, 전통시 문학의 진면목과 오늘의 감각이 어우러진 시조의 장을 펼쳤다.</p><p class="ql-block">이번 행사에서 특히 주목을 받은 이는 재한동포 시인이자 한국행시문학회 시인으로 등단한 이광일 시인이었다. 그는 “시조문학시인상”을 수상하며, 이방의 삶 속에서도 시조정신을 지켜 온 노력의 결실을 맺었다.</p><p class="ql-block">그의 수상작 「월하의 낙서」는 정제된 시어와 상징을 통해 삶의 회한과 여운을 시적으로 풀어낸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시는 다음과 같다.</p><p class="ql-block">월하의 낙서</p><p class="ql-block">달빛에 젖은 손길</p><p class="ql-block">칠흑의 경계 넘어</p><p class="ql-block">입술로 새긴 한 회</p><p class="ql-block">미간에서 녹아내려</p><p class="ql-block">종소리</p><p class="ql-block">흔들린 두 몸짓</p><p class="ql-block">여운의 시 되었소</p><p class="ql-block">1968년 중국 길림성 돈화시에서 태어난 이광일 시인은 현재 (주)제티건설의 대표로 일하고 있으며, 중국 연변시조협회, 재한동포문인협회 시조분과 등에서 활발한 창작 활동을 해오고 있다. 그는 시조의 전통성과 현대성을 연결하며, 고향 목단강상류에서 시심을 품고 이제는 한강에서 시조의 깊이를 더하고 있다.</p><p class="ql-block">그는 수상 소감에서 “현대적 감각과 시대의 언어를 담아내는 새로운 시조의 길을 모색하고자 노력하고 있다”며, “과거의 유산에 머무르지 않고 오늘의 감정과 현실을 담아, 더 많은 사람들에게 울림이 있는 시조를 쓰고 싶다”고 밝혔다.</p><p class="ql-block">이번 수상은 이광일 시인 개인의 문학적 성취이자, 재한동포 문인들이 한국문학 속에서 점차 자리를 굳혀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하나의 이정표다. 전통과 현대, 국경과 언어의 장벽을 넘어서 시조문학을 향한 그의 진정성과 노력은 시인들의 공감을 자아냈다.</p><p class="ql-block">무엇보다도, 일개 조선족 출신의 시인이 이렇게 한국의 내로라하는 시조 시인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문학의 중심무대에 설 수 있다는 사실은 실로 감동적이다. 그 길은 결코 쉽지 않았을 것이나, 그는 진심 어린 시어와 흔들림 없는 문학적 자세로 스스로의 자리를 만들어냈다.</p><p class="ql-block">이광일 시인의 발자취는 앞으로 시조문학의 지평을 넓히는 중요한 발판이 될 것이며, 그가 써 내려갈 다음 시조가 더욱 기대되는 이유이기도 하다.</p><p class="ql-block">/신석운 기자</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