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 class="ql-block" style="text-align:center;"><br></p><p class="ql-block" style="text-align:center;"><b style="font-size:22px; color:rgb(22, 126, 251);">민들레의 약속</b></p><p class="ql-block" style="text-align:center;"><br></p><p class="ql-block">훈훈한 바람이 불기 시작하며 봄이 찾아왔다. 따스한 햇살은 대지를 포근히 감싸 안고, 만물은 기지개를 켜듯 소생한다. 마을 외곽, 누구의 시선도 발길도 닿지 않는 외딴 언덕 위에 한 송이 민들레가 조용히 새봄을 알리며 피어났다.</p><p class="ql-block"><br></p><p class="ql-block">바닥에 바짝 붙은 푸른 잎 사이로 솟아오른 노란 꽃잎은 마치 작은 태양처럼 반짝였고, 가느다란 줄기는 바람에 흔들리며 생명의 숨결을 전했다. 비록 사람들의 눈길조차 닿지 않는 구석진 길가였지만, 민들레는 작고 여린 몸으로도 눈부신 생명을 피워냈다. 세상에 대해 아직 많이 알지는 못했지만, 미소를 머금은 채 하늘을 올려다보며 순수한 마음으로 자기 자리를 묵묵히 지켜갔다.</p><p class="ql-block"><br></p><p class="ql-block">민들레는 “내가 이곳에 피어난 건 어쩌면 운명일지도 몰라.” 다른 꽃들처럼 화려하지도, 특별하지도 않기에 누구도 눈길을 주지 않지만, 행인들의 발에 밟히고 꺾이기도 하면서 찬바람 부는 언덕 위에 굳건히 뿌리를 내렸다.</p><p class="ql-block"><br></p><p class="ql-block">민들레는 자신이 왜 이곳에 있는지 잘 알고 있었다. 봄이 오면 피어나고, 바람이 불면 씨앗을 날려 보내는 것을 자신에게 주어진 숙명이자 존재의 이유라는 것을.</p><p class="ql-block"><br></p><p class="ql-block">어느 날, 어린 소년이 언덕을 지나다 민들레를 발견했다. 노랗게 빛나는 작은 꽃을 바라보며, 소년의 눈동자가 반짝였다. “안녕? 너 참 용감하구나.” 소년은 민들레 앞에 쪼그려 앉아 두손으로 바람을 막아주었다. 민들레는 고개를 살짝 숙이며 조용히 속삭였다. '나는 곧 씨앗이 되어 바람을 따라 멀리 떠나야 해. 오래 머무를 수는 없어.'</p><p class="ql-block">하지만 그날 이후, 소년은 매일 언덕을 찾았다. 학교를 마치고 가방을 멘 채, 때론 간식을 들고 와서 민들레에게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그렇게 되어 민들레는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친구를 얻었다. 소년은 다정하게 약속했다. “민들레야, 내가 너를 지켜 줄게. 아무도 널 밟지 못하게 할 게. 여기에 오래오래 함께 있자.”</p><p class="ql-block"><br></p><p class="ql-block">민들레는 그 말이 따뜻하면서도 슬펐다. “나는 언젠가 씨앗이 되어 떠나야 해. 그래야 다시 피어날 수 있어. 하지만 걱정 마. 네가 나를 기억한다면, 우리는 언제 어디서든 다시 만날 수 있을 거야." 그렇게 민들레는 그 약속을 바람속에 조용히 남겼다.</p><p class="ql-block"><br></p><p class="ql-block">시간이 흐르며 민들레의 꽃잎은 하나 둘 흩날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어느 날, 거센 비바람이 언덕을 덮쳤다. 다음 날 아침, 소년은 걱정스러운 마음에 언덕으로 달려갔다. 하지만 민들레는 이미 그 자리에 없었다. 꽃잎도, 줄기도, 흔적 하나 없이 사라져 있었다.</p><p class="ql-block"><br></p><p class="ql-block">하얀 씨앗들은 이미 바람을 타고 산과 들을 넘고, 강을 건너, 멀리 흩어졌다. 어떤 씨앗은 땅에 내려앉고, 어떤 것은 새들의 발에 묻혀 더 먼 곳으로 옮겨갔다.소년은 텅 빈 언덕에 서서 눈물을 글썽이며 혼자 중얼거렸다. “우린 약속했는데… 널 지켜 주기로 했는데…” 그러나 민들레는 사라진 것이 아니었다. 오히려 더 많은 생명을 품고 돌아오기 위한 긴 여정을 잠시 시작한 것이었다. 그것은 이별이 아니라, 새롭게 다시 만남을 위한 희망이었다.</p><p class="ql-block"><br></p><p class="ql-block">시간이 흐르고 겨울이 찾아와 언덕은 하얀 눈으로 두껍게 덮였다.하지만 그 눈 아래에는 여전히 따뜻한 약속이 숨 쉬고 있었다.추운 겨울이 지나고 봄이 시작되어 민들레의 씨앗들은 눈 밑에서 조용히 싹이 깨어나 움이 텄다. 차가운 땅을 뚫고, 작은 새싹들이 고개를 내밀었다. 민들레의 약속은 그렇게 조용히 이어졌다.</p><p class="ql-block"><br></p><p class="ql-block">한 송이 작은 꽃이 퍼져 나가 수많은 생명을 데리고 돌아왔다. 소년이 걷는 들판 곳곳, 마을 근처 공터, 학교 담장 밑, 놀이터, 오솔길마다 노란 민들레들이 환하게 피어 있었다. 그 자리에는 이전보다 더 많이 웃는 얼굴들이 따뜻한 봄 햇살을 머금고 소년을 반겨주었다. 소년은 놀라움과 반가움에 눈부신 미소를 지으며 속삭였다. “돌아왔구나. 약속을 어기지 않고, 많은 친구들과 함께 찾아왔구나.”</p><p class="ql-block"><br></p><p class="ql-block">바람에 흩날리는 민들레들은 조용히 대답했다. “우리는 사라진 게 아니야. 다시 만나기 위해 잠시 흩어졌을 뿐이야. 이것이 우리의 약속이니까.” 민들레는 그렇게 우리의 마음속에 노란 봄 선물로 피어나 깊은 울림을 남겼다.</p><p class="ql-block"><br></p><p class="ql-block">소년은 민들레의 하얀 솜털을 조심스럽게 불었다. 씨앗들은 다시 바람을 타고 세상 곳곳으로 퍼져 나갔다. 소년은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 “민들레야, 고마워. 너로 인해 이 세상이 더 아름다워졌어.”</p><p class="ql-block"><br></p><p class="ql-block">민들레는 아무 말 없이 조용히 미소를 머금으며 속삭였다."이 순간이 우리만의 것이 아니라, 세상 모든 이들이 함께 지켜야 할 소중한 약속이자, 끝없이 이어질 희망의 시작이었으면 좋겠어."</p><p class="ql-block"><br></p><p class="ql-block">그날 이후, 소년은 민들레가 피어나는 곳마다 작은 표지판을 세웠다. “여기, 소중한 민들레의 약속이 꽃피었습니다.”</p><p class="ql-block"><br></p><p class="ql-block">그렇게 해마다 봄이 오면, 노란 민들레는 세상 어디서든 다시 피어나 희망을 전해주었다. 그리고 그 소중한 약속은 변함없이 이어지며 영원히 우리 곁에 머물러 있다.</p><p class="ql-block">2025. 4. 28.</p><p class="ql-block"><br></p> <p class="ql-block" style="text-align:center;"><br></p><p class="ql-block" style="text-align:center;">ㅡ ㅡ ㅡ ㅡ ㅡ ㅡ ㅡ ㅡ</p><p class="ql-block" style="text-align:center;"><br></p> <p class="ql-block"><a href="https://mp.weixin.qq.com/s/-cOLo_C_ATJFHngwdTI9IQ" target="_blank" style="font-size:20px;"><b>조글로 발표작품 (민들레의 약속)</b></a></p> <p class="ql-block"><br></p><p class="ql-block">위의 파란 글 눌러 <b style="font-size:20px; color:rgb(57, 181, 74);">조글로 작품</b> 보세요.</p><p class="ql-block"><br></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