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 class="ql-block"><br></p><p class="ql-block"> 꽃 피는 봄은 결코 천사처럼 순풍을 타고 꽃구름에 실려 오는 것만은 아니다. 실패를 달가와하지 않는 겨울의 잔여는 이미 소멸되여 가 송장곡도 구천에 사라졌건만 그 악성의 유령은 순순히 사라지려 하지 않고 도망가는 사악한 요귀의 꼬리질로 작간을 피워대면서 루차 반복되는 추위로 기습하고 세찬 바람으로 항거하고 차가운 진눈깨비로 방애하고 하면서 봄의 도래를 극력 막으려 최후발악한다! </p><p class="ql-block"> 봄빛이 따사로운 4월의 초순도 지난 꽃시절이건만 예보에 의하면 몽고쪽에서 시작한 랭공기의 기습으로 요새 동북지구와 중원지구 나아가 장강중하류지역에까지 기온이 하강되면서 몇차례의 큰 비나 눈이 강한 바람 (북경쪽은 10급이상의 바람이 분다했는데 그정도면 나무뿌리가 뽑힐 정도라 한다) 을 동반하여 내린다 하였다! 참으로 계절의 대세앞에서 실패와 멸망을 달가와 하지 않는 어리석은 미친 발악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p><p class="ql-block"> 하지만 그러면 꽃시절을 맞아 한창 피여 나는 꽃망울들은 어찌하랴!? 그 부푼 가슴에 희망의 꿈을 안고 막 망울을 터지려는 여린 꽃잎과 꽃술은 어찌 되는가? 꽃피는 봄을 기다리던 가슴이 얼어들며 저으기 걱정된다! 진달래야 살구꽃이야 너희들은 원래 외유내강의 굳센 의지로 변덕 많은 기후변화를 이겨내며 기어이 피여나 꽃시절의 도래를 불러오는 봄의 선구자가 아니더냐? 위대한 태양이 우리를 향해 다가오고 있는 이상 이번의 시련은 마지막 통과의례의 세련에 불과할 것이므로 계절은 바뀌지 않고 봄날의 대행진은 계속될 것이니 아무쪼록 이 한 고비만 잘 넘겨 다오! 그러면 화창한 봄날의 도래와 함께 연변의 광활한 대지우에서 펼쳐지는 화사한 꽃잔치속에서 피여나는 너희들의 찬란한 웃음이 얼마나 눈부시고 값진 것인가를 알게 될 것이다! 굳세여라 ㅡ 진달래야 살구꽃이여! 아리랑은 굳게 믿는다! </p><p class="ql-block"> 이런 세례를 앞둔 4월12일 토요일 아리랑의 17명회원이 꽃에 대한 근심을 안고 모아산 기슭의 송파를 헤치며 꽃시절의 도래를 응원하는 산행을 전개한다! </p><p class="ql-block"> 하늘은 온통 암회색 구름으로 지뿌둥히 흐려 있고 바람이 세차다. 흐린 하늘 우에서도 자애로운 태양은 이 땅에 은혜로운 사랑을 베풀어 기온은 14도이나 바람은 4급이란다. 람청색의 회기가 다가올 이상기후를 성토하듯 바람에 세차게 휘날리며 대오를 이끈다! 시절이 정때 (正时候) 인지라 땅에서는 이름 모를 아기풀들이 파랗게 돋아나고 겨우내 추위에 얼어서 검푸르던 솔잎들은 봄날의 정기를 머금고 청신한 생기를 내뿜으며 연푸르게 피여 난다! 봄은 소리없이 풀과 나무에 생명을 소생시키며 굳건한 행진을 하고 아리랑도 봄을 믿어 씩씩한 산행을 한다! </p><p class="ql-block"> 살아나는 파아란 봄기운의 숲속에서 광장무를 추는 아리랑의 노래소리가 경쾌하게 울려 퍼진다! 회기는 더욱 푸르르게 휘날리며 봄날의 승전고를 응원한다! </p><p class="ql-block"><br></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