흰구름이 봄행진을 하던 날 !

김영도

<p class="ql-block">  </p><p class="ql-block"> 3월30일 토요일 기온은 0°선에도 출렁이고 3급의 서북풍이 부는데 어디에서 와서 어데로 가는지 수많은 흰구름떼들이 푸른 하늘을 행진 한다! </p><p class="ql-block"> 이날도 아리랑의 9명회원은 모아산의 수림속에서 산행을 한다. 하늘엔 덩치 큰 흰 구름떼들이 서서히 동남쪽 하늘가로 몰려 가고 쏴ㅡ쏴ㅡ 초리를 스쳐 흐르는 바람에 하늘 높이 자란 나무들은 한 마음 한 뜻으로 그 자체가 거대한 노가 되여 사공없이도 우아한 몸짓으로 하늘바다에서 떠도는 구름배를 휘여ㅡ휘여ㅡ 밀어 푸른 물결을 가르며 힘차게 노를 저어가고 있었다! </p><p class="ql-block"> 요즘 날씨는 기온이 떨어지고 구름이 많이 끼고 흐리면서 바람이 세차게 분다. 때로는 진눈까비도 찬바람에 스쳐 내린다. 3월 봄날의 날씨는 워낙 변덕이 많다! 한 것은 춘분도 지나 화창한 봄으로 가는 길엔 아직도 심술 궂은 추위가 공손히 물러가려 하지 않고 최후의 발악을 하기 때문이다. 이맘 때면 바람없이 고요한 하늘에서 내리는 것도 성질 곱고 차분히 옷 젖는 줄도 모르게 오는 비단실 같은 보슬비가 아니면 수분을 함빡 먹고 소리 없이 시야를 가리우게 푸실푸실 날리는 봄눈이여야겠는데ㅡ 그러면 우리는 거리나 산야를 걸으며 기꺼이 보슬비든 습설이든 맞고 싶을턴데 말이야! 헌데 이건 그게 아니라 온전한 비도 눈도 아닌 비와 눈이 뒤섞인 진눈까비가 심술스런 바람의 힘을 입어 차갑게 흩날리니 이 아니 밉살스러운가 말이다! 그것도 통쾌하게 춘경의 봄누게에 도움될만이 내리면 좋겠는데 오는둥 마는둥 사람의 신경만 까스르며 갑자르기만 하니 답답하고 가증스럽지 않은가! 아마도 눈과 비가 하잘 것 없이 승부가 뻔한 생사박투를 하는 모양이다. </p><p class="ql-block"> 겨울을 쫓고 봄을 불러오는 봄우뢰는 이미 경칩이 울려주지 않았는가! 계절이 가는 길에 소멸되여 가는 겨울의 사기 (死气) 로 어찌 살아나는 봄의 활기 (活气)를 당해낼 수 있겠는가! 봄은 원래 그렇게 순풍에 돛 단 듯이 오는 것은 아니고 겨울과 추위와 언대지의 잔설과 싸우며 오는 것이지 않는가! 봄은 이제 오색 찬연한 각종 꽃들을 화사하게 피워냄으로써 승리의 기발을 대체하여 고향의 대지에 꽃보라를 날리며 우리에게로 다가 올 것이다! </p><p class="ql-block"> 우리는 수림을 세차게 휩쓰는 춘풍의 소리를 봄날의 교향곡으로 들으며 하늘의 흰구름의 호탕한 흐름을 봄날의 성스런 대행진으로 보면서 바야흐로 힘차게 밀려오는 봄의 발구름소리에 발맞추어 설레이는 솔숲을 헤쳐나아갔다! </p><p class="ql-block"> 흰구름의 행진은 현재도 진행중이다! </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