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 class="ql-block">양측 변호사는 날마다 본인 쪽 잘못을 정당화하거나 상대 탓을 했다. 옳고 그른지는 뒷전이었다. 사실 당연하다. 의뢰인 입장을 최대한 설득하는 게 변호사 본연의 임무다.</p><p class="ql-block">SON 아카데미 학부모들은 “(체벌 당시엔) 분위기를 바꿀 무언가가 필요했다. 당사자들은 아무렇지 않게 지나간 일을 마치 큰 범죄인 것처럼 다룬다”고 했다. 이들은 “체벌이 정당하다는 뜻이 아니다”라고 덧붙였지만, 정당하게 여겼다고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본격적으로 프로의 길로 접어드는 자녀들이 얼른 축구에 집중하길 바랐을 것이다.</p><p class="ql-block">지난한 여론전을 보면서 떠오른 건 소위 ‘어른들의 속담 재해석’이다.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진짜 늦었다’ ‘가는 말이 고우면 얕본다’ 등이다. 체념 섞인 자조적 유머지만 폐부를 찌르는 통찰이기도 하다. 어른들은 이런 말들에 공감하면서도 자라나는 아이들에게는 이를 가르치지 않는다. 아직은 올바른 가치관을 배워야 할 시기이기 때문이다. 실전으로서의 삶은 그다음 순서다.</p><p class="ql-block">피해 아동 A군은 캐릭터 잠옷을 좋아하고, 소셜미디어에서 유행하는 춤도 따라 추는 평범한 아이였다고 한다. 그런 A군이 어른에게도 힘겨운 여론전을 견디고 있다. 선악의 경계가 흔들린 어른들의 세계를 여실히 맞닥트린 것이다. 죄책감과 무력감에 몇 날 며칠을 울었다고 한다. SON 아카데미 학생들이라고 다를까. 험악한 분위기에서 피멍이 들도록 맞아도 축구에 집중해야 한다고 선생과 부모에게 직접 배웠다. 어찌 보면 어른들 모두가 각각 위치에서 나름대로 현명한 최선의 선택을 했다. 그렇지만 어른들의 합리적 결정을 보면서 아이들은??? </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