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洙的美篇

英洙

<p class="ql-block">이런 친구가 내게 있었으면</p> <p class="ql-block">이런 친구가 내게 있었으면</p><p class="ql-block"> 맹영수</p><p class="ql-block">인생이란 잔잔한 개울물의 흐름이 아니고 생활이란 십오야 밝은 달의 미소가 아니다. 살다보면 가끔은 힘들고 지쳐서 락엽처럼 흩날리고 부서지는 고드름처럼 산산 조각나는 그런 날들도 올수가 있다. 그때면 한잔의 커피나 술에 아픈 맘을 터놓고 사랑보다는 우정에 목매여 부끄럼없이 찔금 눈물도 보일수 있는 그런 친구가 그리워진다 가족이나 련인이 아니여서 어쩌면 가끔은 조금은 거리감도 있고 차가운 맛도 느껴질지도 모르겠지만 왠지 그런 친구가 옆에 있다면 아마도 세상사는 리유에 한보탬이 될것 같다.</p><p class="ql-block">모델이 아닌만큼 그렇게 훤칠하지도 못하고 텔렌트가 아닌만큼 그렇게 준수한 용모를 못가졌어도 주눅이 들지 않고 내 인생 내 멋대로다 그렇게 당당히 활보하는 친구가 내곁에 있다면 내 인생의 려정에 마냥 등불이 반짝일것 같다.</p><p class="ql-block">일상에 쫒기여 자주는 못하지만 한달에 한두번은 안부를 물어주고 그러다가 아주 가끔은 술힘을 빌어서 한밤에도 전화를 걸어와서 기어히 내 잠을 쫓아내는 조금은 주책감도 없지 않지만 그래도 의리만은 깊은 그런 친구가 있었으면 좋겠다.</p><p class="ql-block">그러다가 어느날 온다는 소식도 없이 문뜩 마른 명태와 깡통맥주를 사들고 불쑥 뛰여들며 다짜고짜로 술상을 차리라고 호통을 쳐서 조금은 당황하고 얄미웁기도하지만 그래도 한편으론 반가움이 더 넘치는 털털한 친구.</p><p class="ql-block">가끔은 한둘이 아니라 북쩍이는 으리으리한 술상앞에서도 아주 자랑스레 나와 가까운 친구라고 말해주어서 작아지는 내가슴에 기를 세워주는 그런 친구가 있다면 정말이지 내마음은 감로수나 마신듯 마냥 달콤하고 기분이 날것 같다.</p><p class="ql-block">내게 이런 친구가 있었으면 좋겠다. 떨어지는 락엽처럼 신세가 처량해져서 허둥지둥 생의 갈림길에서 헤맬때 류성처럼 내앞에 나타나서 다짜고짜로 어깨부터 쥐여박으며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이 있다면서 무작정 술집으로, 노래방으로… 찾아가서 내 육신과 정신의 모든 피로를 가셔주는 친구, 그런 친구가 있다면 내인생의 밤하늘엔 늘 샛별 하나가 걸려있을거란 생각이 든다.</p><p class="ql-block">마냥 좋은 소리보단 가끔은 초약보다도 더 쓴 소리도 하고 또 가끔은 질책도 마다하지 않아 내 하늘같은 자존심에 불씨를 지피고 옥신각신 시비를 만들기도 하지만 돌아서면 금시 모든것이 잊혀지고 만나면 또다시 눈물나게 반가운 친구</p><p class="ql-block">어느날 문뜩 건강에 이상이라도 생겨 병원침상에 호구를 붙히게 되면 돈보다는 자기의 가족과 지어는 풋면목이나 있는 친구들마저 끌고 와서 조용한 병실에 한바탕 혼잡을 만드는 친구, 그래 그렇게 야단법석을 떨다가도 퇴원하는 날이면 아무도 모르게 자가용을 몰고 와서 맞아주는 그런 친구가 있다면 내 인생의 로정은 종점에 이르도록 마냥 외롭지 않고 즐거울것 같다.</p><p class="ql-block">그리고 욕심같아서는 문필은 별로여도 적어도 뿌쉬낀의 “생활은 그대를 속이더라도…”쯤은 외울줄 알고 뽈재주는 별로여도 축구는 엄청 즐기여 스포츠의 매력에 함께 함성을 지르고… 그속에서 기왕이면 조금 더 욕심을 부려본다면 부자는 아니여도 제입살이만은 착실히 했으면 좋겠다. 허나 그건 배부른 뒤의 흥타령이듯 친구로 되는데는 별로 중요하지는 않다. 중요한것은 그가 언제 어디에 있던지 나를 친구로 간직하는 그것이다.</p><p class="ql-block"> 친구사인만큼 나는 우리사이가 가족이나 련인처럼 늘 함께 붙어있지 않아도 무방하다고 생각한다. 분명한것은 멀리 있더라도 서로가 초심을 잃지않고 서로를 걱정하고 축복하는 그 마음을 간직하면 그만이다. 그래서 내가 바라는 친구는 만나면 반갑고 떨어지면 그리운 그런 사이로서 그냥 이름만 불러도 기분이 나는 사람으로, 가급적이면 문화적이고 신사적이고 성숙한 사람으로서 풋풋한 인격의 소유자였으면 좋겠다. 그래서 좋은 일이면 술한잔에서도 기분이 피여오르고 슬픈 일이면 그냥 눈빛 하나에도 위로를 읽을수가 있었으면 좋겠다.</p><p class="ql-block">총적으로 내가 바라는 친구는 부자가 아니더라도 부자처럼 사색을 굴리고 빈자는 아니더라도 빈자의 소탈함을 잊지않고 굳이 정장에 넥타이를 매지 않고 짧은 바지에 슬리퍼를 신고도 풀벌레가 우는 여름밤 강변길도 나란히 산책할수 있는 그런 사람이였으면 좋겠다.</p><p class="ql-block">누군가 친구란 이름은 그 개념이 아주 특별하다고 했다. 그래서 나도 친구라는 그 의미에 특별히 년령 제한이나 이성제한을 두고싶지 않다. 어리면 그만큼 발랄한 면이 있을것이고 동갑이면 그만큼 관심사가 집중될 것이고 선배면 그만큼 농후한 인생경륜이 묻어날 것이고 이성이면 그만큼 끌림이 강할것이 아니겠는가?</p><p class="ql-block">어떤 의미에서 말하면 인생이란 곧 만남이기도하다. 만남은 사랑과 우정을 낳고 행복을 낳는다고 했다. 그만큼 세상도 좋은 만남이란 그속에서 보다 둥글어지고 영글어 가는것이 아니겠는가? 하지만 나는 굳이 친구의 수엔 연연하고 싶지는 않다. 누군가 인생은 한두명의 막역지우가 있는 그것만으로도 절반쯤은 성공한 삶이라고 했다. 그래서 나도 그냥 무작정 큰 욕심을 부리지 않고 순리에 따라 수량보다는 질량에 승벽을 부리고싶다. </p><p class="ql-block">친구, 그냥 부르기만 해도 눈물이 핑 도는 따뜻한 이름이다.</p><p class="ql-block">강물보다는 풀잎위의 이슬같고 소나무보다는 박달나무같고 보석보다는 그냥 소금같고 허줄한 면이 보이여 뚫고 들어갈수 있는 그런 친구 하나 갖고싶다. 하지만 누군가 세상 리치란 물이 아래로 흐르듯 줘야 받을수 있는것이라 하지 않았던가?</p><p class="ql-block">그래서 짜장 심벽을 치며 원하고 싶거늘 조금은 늦더라도 이제부터라도 누군가에게 한사발의 따끈한 시래기국이나 더 나가서는 맛스런 갈비국이 되여가고싶다!</p><p class="ql-block">연변일보</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