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새的美篇

물새

<p class="ql-block"><span style="font-size:22px;">   가출하던 날</span></p> <p class="ql-block"><span style="font-size:20px;">내가 학교에 가기 전이였으니까 아마 일곱살이나 여덟살쯤 되였을 때였던것 같다. </span></p><p class="ql-block"><span style="font-size:20px;">그때 우리 집에는 아버지와 엄마 그리고 형님 둘에 나까지 다섯 식구가 살고 있었다. 엄마와 아버지는 날마다 아침 일찍 일을 나가셨고 두 형님까지 학교에 가고나면 나는 늘 혼자서 저녁때까지 무료한 시간을 보내며 식구들이 돌아 오기를 기다리군 하였다. </span></p><p class="ql-block"><span style="font-size:20px;">그날도 나는 동구앞 담배 건조실 마당에서 다른 애들과 함께 또치까 놀이를 하며 놀다가 오후 해가 뉘엿뉘엿 넘어갈 무렵에야 헤여져 집으로 돌아 왔다. 아버지와 엄마는 소 수레를 몰고 산에 가서 풋 나무를 한가득 실어다가 마당에 부리우고 있었다. 큰 형님이 학교에서 돌아와 웃방에서 숙제를 하고 있었다.</span></p><p class="ql-block"><span style="font-size:20px;">그때 우리 집은 아주 째지게 가난했는데 집이라는 것이 낮다랗고 보잘것 없는 초가 삼간이여서 어른들은 일어서면 천정에 머리가 닿을 지경이였다. 벽과 천정은 신문지로 도배를 했는데 군데군데 비가 새여 얼룩덜룩한 것이 궁상맞은 모습이였다. 아직 해가 넘어가지 않았는데도 집안은 어둑어둑하여 형님은 밥상우에 등잔불을 켜놓고 앉아서 공부를 하고 있었다. 방 한 구석에는 전에 보이지 않던 무명 보따리가 하나 놓여 있는데 벌어진 네 귀퉁이로 새하얀 솜 뭉텡이가 삐죽이 나와 있었다. </span></p><p class="ql-block"><span style="font-size:20px;"> 그때 우리 삼형제는 이불 하나를 셋이서 같이 덮었는데 이불이 어찌나 낡았는지 솜이 모두 다져지고 한데 몰려서 온기라고는 조금도 없어 나는 자다가도 새벽이면 추워서 늘 선잠에서 깨군 하였다. 아마 새 이불을 지으려고 엄마가 합작사에서 새 솜을 사온 모양이다. </span></p><p class="ql-block"><span style="font-size:20px;">나는 솜 보따리 옆에 앉아서 공부를 하고 있는 형님의 책을 들여다 보고 있었다. 글을 모르는 나는 보면서도 뭐가뭔지 알턱이 없다. 그림 하나가 있는데 넥타이를 맨 남자애와 여자애가 둘이서 나무를 심는 모습이다. 이상하게 남자애와 여자애는 둘이 생김새가 똑같다. </span></p><p class="ql-block"><span style="font-size:20px;">한참을 들여다 보던 나는 그만 무료해져서 무슨 재미있는 놀이가 없을가 생각해 보다가 옆에 있는 보따리에서 솜을 조금 뜯어 가늘고 길게 실처럼 비벼서 상우에 있는 등잔에 대고 불을 붙혔다. 불은 주황색 불꽃을 반짝반짝 튕기며 타들어 오다가 손으로 잡은 부분에 와서 힘없이 꺼져 버렸다. 이번에는 좀 더 크게 떼여서 실을 좀 더 굵게 만들었다. 그리고 등잔에 대고 불을 붙혔다. 불은 갑자기 빠른 속도로 확 타들어 오더니 내 손가락을 따갑게 데운다. 깜짝 놀란 나는 엉겹결에 손에 쥐였던 불 심지를 던져 버렸다. 공교롭게도 불 심지는 보따리 우에 떨어졌는데 솜 보따리는 순식간에 불이 확 달리더니 화염이 치솟으며 방안이 대낮처럼 환해졌다. 깜짝 놀란 나와 형님은 거의 동시에 벌떡 일어섰고 입에서는 불이야! 하는 소리가 저절로 터져 나왔다. 겁에 질린 나는 어쩔바를 몰라 쩔쩔 매다가 저도 모르게 밖으로 튀여 나왔고 본능적으로 앞으로 내뺐다.</span></p><p class="ql-block"><span style="font-size:20px;">달리면서 뒤를 돌아보니 사색이 된 아버지가 번개같이 웃방 문으로 뛰여들어 활활 타고 있는 솜 뭉치를 안아 마당밖으로 패대기 치는 모습이 보였다. 나는 아버지가 그처럼 용감하고 민첩하다는 것을 그날 처음으로 알았다.</span></p> <p class="ql-block"><span style="font-size:20px;">얼마나 달렸을가. 달리고 달리다가 뒤를 돌아 보니 아무도 쫓아오는 사람이 없었다. 가슴이 벌렁벌렁 뛰고 겁이 나서 당금이라도 울음이 터질것만 같았다. 여기가 어딘지 모르겠다. 낯선 집들이 보이는데 내가 한번도 와보지 못한 곳이였다. 집에는 갈 수 없다. 집에 가면 아버지한테 혼쭐나게 얻어맞을 것이다. 아버지는 한번도 나를 때린적은 없지만 이번에는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 엄마도 비자루를 거꾸로 쥐고 나를 때릴 것이다. </span></p><p class="ql-block"><span style="font-size:20px;">얼마전에 알을 품고 있는 암탉 둥우리에서 닭알을 훔쳐 부엌에서 구워 먹었다고 엄마의 비자루에 맞은적이 있는데 그냥 숨이 넘어 가는줄 알았다. 그래. 죽어도 집에는 안 간다. 그런데 어디로 가지?</span></p><p class="ql-block"><span style="font-size:20px;">나는 겁이 나는것을 무릅쓰고 앞에 보이는 어느 집 마당에 들어 섰다. 자세히 살펴보니 마당 왼쪽에 쑥으로 엮어지은 외양간이 보인다. 아무도 없는것을 확인한 후 나는 삽작문을 살며시 열고 들어섰다. 구유 너머에서 덩치가 산 만큼한 커다란 황소 한 마리가 콧김을 씩 내뿜으며 와당탕 하고 일어서더니 퉁방울 같은 눈을 뚝 부릅뜨고 불청객을 쏘아 보았다. 간이 콩알만해 진다. 구유 앞에는 작두를 사이에 두고 한 켠에는 썰어 놓은 벼짚이 수북이 쌓여 있고 다른 한 켠에는 아직 썰지 않은 짚단이 가득 쌓여 있다. 우리집 외양간과 흡사해서 낯설지가 않다. </span></p><p class="ql-block"><span style="font-size:20px;">나는 벼짚 무지에서 벼짚을 뽑아내여 내가 들어 갈만큼한 구멍을 만든 다음 안으로 기여 들어가서 다시 벼짚으로 구멍을 막았다. 제법 비슷한 굴이 만들어졌다. 밑 바닥을 평평하게 고른 후 두팔을 벌리고 그 우에 드러 누웠다. 참 편안하다. 나는 여기서 영 살아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친구들과 숨박꼭질 할때 여기 들어 와 숨으면 절대로 찾지 못할 것이다.</span></p><p class="ql-block"><span style="font-size:20px;">갑자기 멀리 어디선가 엄마의 부르는 소리가 들려 왔다. &lt;호현아 어디 있니. 빨리 나와서 집으로 가자. 아버지가 안 때린다. 빨리 나오너라. &gt; 엄마의 목소리는 초조함에 파르르 떨리는 것 같았다. 나는 저도 모르게 구멍에서 기여나와 문 틈으로 밖을 내다 보았다. 어두워서 잘 보이지는 않지만 엄마와 큰 형님과 작은 형님 셋이서 이집 주인인 듯한 아주머니와 무슨 이야기를 나누는가 싶더니 마당 앞 길을 지나 저쪽으로 돌아가는 모습이 어렴풋이 보인다. 엄마를 보자 나는 갑자기 설음이 북바쳐 오르며 울고 싶어졌다. 엄마한테 가려고 급히 삽작문을 열려고 하는데 큰 형님의 성난 목소리가 들렸다. &lt; 야! 이새꺄 너 어디 숨었니. 얼른 못 나와? 붙잡으면 죽여 치운다. &gt; 나는 갑자기 오기가 생긴다. &lt; 그래 안 나간다. 힝! 나가는가 봐. 절대 안 나가.&gt; 생각을 고쳐먹은 나는 다시 구멍으로 기여 들어와 짚단으로 구멍을 꽁꽁 틀어 막았다. 이렇게 숨으면 절대로 못 찾을 것이다. 엄마와 형님들이 애타게 나를 찾는것이 참으로 깨고소하다. 히히히</span></p> <p class="ql-block"><span style="font-size:20px;">얼마나 지났을가. 비몽사몽간에 삽작문이 덜컥 열린다. 숨이 탁 막히고 머리끝이 곤두선다. 어둠속에서 시커먼 그림자가 어른거리더니 썰어 놓은 벼짚을 삼태기에 와락와락 끌어담는 소리가 코 앞에서 들렸다. 소 구유에 벼짚을 쏟아 붓는 소리가 들리더니 내가 덮고 있는 짚단위로 빈 삼태기를 털썩 던져 버린다. 나의 심장도 털썩 떨어지는 것 같다. 소름이 끼치도록 무섭다. 심장이 밖으로 튀여 나올것만 같다. 나는 숨소리가 들릴가봐 손 바닥으로 입을 틀어 막았다. </span></p><p class="ql-block"><span style="font-size:20px;"><span class="ql-cursor"></span>잠시후 사립문이 털썩 닫기는 소리가 들리더니 저벅저벅 발걸음 소리가 멀어져 가고 주위는 다시 쥐죽은 듯 조용해 진다. 살금살금 외양간을 빠져 나온 나는 뒤도 안 돌아보고 줄행랑을 놓았다. 정신없이 뛰다가 살펴보니 저 멀리 우리집이 보인다. 그사이 동산 마루에 둥근달이 솟아 올라 주위가 훤해졌다. 마당에 들어서서 자세히 살펴보니 집문이 모두 열려 있다. 모기 때문에 잘 때에는 언제나 문을 닫고 잤는데 오늘은 왜 문을 모두 열어 놓았을가. 이상하다. 마당 한켠에는 오늘 아버지와 엄마가 산에서 실어온 풋 나무가 가득 쌓여 있다.</span></p><p class="ql-block"><span style="font-size:20px;">마당 한가운데 놓인 화로에서는 쑥으로 피워놓은 모기불이 이제는 거의 꺼지고 마지막 연기가 실날처럼 가느다랗게 피여 오르고 있었다. 집 동쪽에 붙혀 지은 외양간에서는 한쪽 뿔이 끊어져 버린 우리 집 암소가 새김질하는 소리가 어렴풋이 들려온다. 지붕과 마당은 휘영청 비추는 밝은 달빛에 후줄근히 젖어 있다. 늦 여름인데 벌써 어디선가 귀뚜라미 한마리가 또르륵 또르륵 울고 있었다.</span></p><p class="ql-block"><span style="font-size:20px;">나는 살금살금 정지문 옆에 바짝 붙어 서서 집안을 들여다 보았다. 집안은 어두워서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들어갈가 말가? 아니, 안들어 갈거야. 그런데 나의 의지와는 달리 나는 벌써 살금살금 정지 문턱을 기여넘고 있었다. 웃방에 형님들한테는 못간다. 아까 큰 형님이 붙잡으면 죽여 치운다고 했겠다. 엄마가 어둠속에서 돌아 누우며 &lt; 에그. 어디가서 아직두 안 오니. &gt; 하고 나직이 중얼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엄마는 정지 안쪽에서 주무신다. 잠귀가 밝아서 가까이 가면 들킬것이다. 아버지는 주무실 때면 벼락이 쳐도 모른다는 것을 나는 알고 있었다. 살그머니 아버지 발치쪽으로 가서 이불을 들치고 기여들었다. 그리고는 안도의 숨을 크게 내쉬였다. 참 따뜻하다. 그리고는 이내 깊은 잠의 수렁에 빠져 들었다. </span></p><p class="ql-block"><span style="font-size:20px;">꿈에 나는 옆집 학도네 얼룩 강아지에게 쫓기고 있었다. </span></p> <p class="ql-block"><span style="font-size:20px;">얼마나 잤을가. 눈을 떠보니 찢어진 문풍지 사이로 해볓이 들어와 나의 얼굴을 따뜻하게 어루만져 주고 있었다. 바깥 구새목에서는 처마 밑에 드리운 썩은 새끼줄에 참새 몇 마리가 거꾸로 매달려 소란스럽게 짹짹거리고 있었다. 내 머리에는 베개가 베여져 있고 두겹으로 겹쳐진 아버지의 이불이 덮혀 있었다. 아버지와 엄마는 일하러 갔는지 보이지 않는다. 두 형님도 학교로 갔을 것이다. 머리맡에는 형님이 앉아 공부하던 밥상이 놓여 있는데 무명 보자기가 덮혀 있다. </span></p><p class="ql-block"><span style="font-size:20px;">일어나서 기지개를 한번 늘어지게 켜고 나서 밥 보자기를 들쳐보던 나는 뜻밖의 광경에 환성을 질렀다. 밥사발 안에는 하얀 이밥이 가득 담겨 있었고 작은 사발에는 갓 삶아서 아직도 따끈따끈한 닭알 두개가 나란히 담겨있었다. 옆에는 간장 종지까지 놓여 있다. 부엌 앞 동가마에는 맛있는 장국이 있을 것이다.</span></p><p class="ql-block"><span style="font-size:20px;">그때 째지게 가난했던 우리는 이밥을 한번 먹어 본다는 것이 그야말로 하늘의 별따기였다. 언제나 좁쌀에 옥수수 쌀을 섞어서 먹었고 어쩌다가 입쌀을 섞어 봤자 숫말의 거기에 털 나듯이 간혹 가다가 흰 쌀알이 보이는 그런 밥이 전부였다. 그때 우리는 아버지만 따로 상을 받고 나머지 식구들은 큰 소래에 밥을 퍼서는 상 한 가운데에 놓고 빙 둘러앉아 밥을 먹었었다. 나는 늘 숟가락으로 이밥이 많은 쪽으로 골라서 파 먹느라 내가 먹은 자리는 언제나 오불꼬불한 구멍이 파여져 있었다. 그래서 엄마는 상을 치울때는 손으로 소래 변두리를 탁탁 쳐서 내가 뚫어놓은 구멍을 무너뜨리군 하였다. 그런데 오늘은 눈부시게 하얀 쌀밥이 눈앞에 있다. 엄마는 어디서 입쌀을 얻어 왔을가? 밥을 보니 갑자기 못 견디게 배가 고파 왔다. 그제야 나는 어제 저녁에 아무것도 먹지 못했다는 생각이 들었다.</span></p><p class="ql-block"><span style="font-size:20px;">나는 허겁지겁 밥을 퍼먹기 시작했다. 저녁을 굶어서 허기가 진데다가 기름이 동동 뜨는 장국에 오래간 만에 먹어 보는 흰밥이라 씹을 사이도 없이 술술 잘도 넘어간다. 밥을 먹으면서 나는 오늘은 또 무엇을 할가 하는 생각을 해 본다. 배불리 밥을 먹고 나자 나는 외양간으로 가서 햇 싸리로 촘촘히 엮은 삼태기를 찾아 머리에 뒤집어 썼다. 작년인가 언젠가 밤에 자다가 이불에 오줌을 쌌는데 엄마는 이 삼태기를 머리에 씌워주며 웃집에 가서 소금을 빌어 오라고 했다. 웃집은 내 친구 옥선이네 집이였는데 옥선이 엄마는 아침불을 때다가 나를 보더니 다짜고짜 부지깽이로 나의 엉덩짝을 후려치며 쫓아내서 울며 집으로 돌아온 적이 있다. 나는 기둥에 박혀 있는 못에서 가느다란 쇠줄 한 토막을 벗겨 쥐고는 곧바로 건조실 앞 냇가로 향했다.</span></p><p class="ql-block"><span style="font-size:20px;">수정처럼 맑은 물이 흐르고 있는 냇가에서는 석두 엄마와 옥선이 엄마가 나란히 앉아 빨래를 하고 있었다. 또닥거리는 방치 소리가 참 듣기 좋다. 옥선이 엄마는 나를 보더니 의미있는 웃음을 씩 웃으며 석두 엄마의 귀에 대고 낮은 소리로 속삭였다. &lt;저눔 아이가 글쎄 엊저녁에 제 에미가 2년이나 별러서 겨우 사놓은 이불솜에 불 장난을 하다가 싹 태워 버렸다우. 에그, 없는 살림에 얼마나 아까웠겠소. 글쎄 그리구는 겁이 나서 달아난게 오재이서 온밤 찾아 헤맸다우. 쪼끄만게 어쩌믄 겁두 없소?&gt; 나는 옥선이 엄마를 힐끗 쏘아보며 속으로 중얼거렸다. &lt;힝! 내가 일부러 그랬나 뭐? &gt; 그리고는 삼태기를 냇가 풀숲에 대고 철벅거리기 시작했다. &lt; 야! 이눔 새끼. 물 좀 흐리우지 마라. &gt; 등뒤에서 석두 엄마의 고함 소리가 들려 왔다.</span></p> <p class="ql-block"><span style="font-size:20px;">오후 해가 거의 기울어질 무렵, 내손에 들린 쇠줄 꼬챙이에는 어느덧 여나문 마리의 새끼 손가락 만한 물고기가 매달려 대롱거리고 있었다. 집집의 굴뚝에서는 하아얀 저녁 연기가 피여 오른다. 아버지와 엄마는 지금쯤 집으로 돌아와서 아버지는 마당을 쓸고 엄마는 저녁 준비를 하고 있을 것이다. 두 형님은 등잔불을 켜 놓고 마주 앉아 숙제를 하고 있을 것이다. 아버지는 내 손에 들린 물고기를 보며 말없이 빙그레 웃을 것이고 엄마는 내가 옷을 적셨다고 지청구를 하면서도 내앞에 꿇어 앉아 나의 눈을 들여다 보며 머리를 쓰다듬어 줄 것이다. 나는 빨리 집으로 가고 싶어졌다.</span></p><p class="ql-block"><span style="font-size:20px;">물이 뚝뚝 떨어지는 삼태기를 뒤집어 쓰고 고기 꼬챙이를 손에 꼭 쥔채 건조실 모퉁이를 에돌아 나는듯이 집으로 뛰여가는 나는 벌써 엊저녁에 있었던 솜 보따리 화재 사건은 까맣게 잊고 있었다</span></p><p class="ql-block"><span style="font-size:20px;">저 멀리 사방산 마루에 저녁 노을이 붉게 타고 있었다......</span></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