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눈(第一场雪)

金千根

<p class="ql-block">  눈송이라 하기에는 너무나 작은 눈가루가 무게만은 있노라고 부지런히 내린다. 우주가 팽창되는 소리마저 들릴 정도로 고요한 새벽이면 은근히 기다려지던 손이건만 겨울에 접어들어 벌써 수십일 동안 기별조차 보내지 않더니 오늘은 분주한 아침길에 공교롭게 내린다. 아무튼 건조한 얼굴을 은근히 간지럽혀 주니 기분이 나쁘지 않았다. 어느새 땅바닥이 새하얗게 예뻐진다.</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