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중간한 시각(尬时)

金千根

<h3>어중간한 시각</h3><h3>&nbsp;</h3><h3>마지막 한가닥</h3><h3>태양의 손길이</h3><h3>창백한 성에꽃에</h3><h3>무심히 머물 때</h3><h3>어둠의 그림자가</h3><h3>바야흐로 다가온다</h3><h3>방안에 가득하던</h3><h3>낮의 기운이</h3><h3>한가닥 두가닥</h3><h3>밖으로 새나갈 때</h3><h3>이름모를 아쉬움이</h3><h3>눈가에 서린다</h3><h3>태양의 손길을</h3><h3>잡을수는 없었다</h3><h3>낮의 기운을</h3><h3>가둘수는 없었다</h3><h3>미래를 서둘러</h3><h3>떼여먹을수는 없었다</h3><h3>마지막 한가닥</h3><h3>태양의 손길이</h3><h3>창백한 성에꽃을</h3><h3>무심히 떠날 때</h3><h3>어둠의 사자가</h3><h3>벌써 문을 두드린다</h3><h3>방안에 가득하던</h3><h3>낮의 기운이</h3><h3>마지막 인사를 </h3><h3>남기고 사라질 때</h3><h3>이름모를 서러움이</h3><h3>눈가에 서린다</h3><h3>불현듯</h3><h3>전등이 켜진다</h3><h3>아들놈의 작은 손이</h3><h3>전등을 켠것이다</h3><h3>“어둡기 전에 전등을 켜야죠”</h3><h3>“그래&nbsp;전등을 켜야지</h3><h3>그리고 불도 지펴야지”</h3><h3>아들놈의 명랑한 </h3><h3>눈빛을 피하며</h3><h3>부끄러운듯 중얼거렸다</h3><h3>&nbsp;</h3><h3>1998년 1월 7일 오후 5시 정각</h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