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색에 젖은 삶의 교차로에서

수혜

<p class="ql-block"><b>  사 진: 수 혜 </b></p><p class="ql-block"><b> </b></p><p class="ql-block"><b>이 글를 쓴지가 엊그제께 같은데 ...</b></p><p class="ql-block"><br></p><p class="ql-block"><b> 사색에 젖은 삶의 교차로에서 / 리정화</b></p><p class="ql-block"><br></p><p class="ql-block"><b> </b></p><p class="ql-block"><b> 점차 날이 저물고 어둠이 대지에 드리운다. 2017년을 마지막으로 보내는 밤, 2018년을 맞이하는 밤이 찾아온다. 올 한해도 참 다사다난했던 한 해였다. 행복했던 일, 슬펐던 일, 화났던 일이 많았지만 행복했던 순간들을 생각하노라니 가슴에 있는 모든 안 좋던 일들은 봄눈 녹듯 사라진다. </b></p><p class="ql-block"><b> 창문 너머로 가끔씩 들려오는 폭죽소리를 들으며 커피를 탄다. 커피의 향긋한 향기는 나를 취하게 한다. 단맛과 쓴맛이 어우러져 한 잔에 녹아 스며있는 달콤쌉싸름한 맛은 우리의 삶과 무척 닮은 것만 같다. 이순의 넘는 녀인네가 꿈 많은 소녀인양 행복한 미소를 지으며 인생의 단맛 쓴맛의 향기를 이제야 느끼는듯 커피잔을 기울이며 어둠이 깃든 창 밖을 바라본다. 연길 공원의 전경이 한눈에 안겨온다. 공원은 하늘의 별무리가 내려왔는가 싶게 황홀한 빛들로 반짝이며 사람들을 유혹하고 있었다. </b></p><p class="ql-block"><b> “와!,무슨 사람들이 저렇게 많이 모여 북적북적 붐비고 있는것이지?”구경을 좋아하는 나는 호기심에 문을나섰다.</b></p><p class="ql-block"><b> 초겨울에 내린 눈은 이미 다 녹아 버렸지만 인공눈으로 공원은 한 겨울의 정취를 한껏 뿜어내고 있었다. 동지달이지만 날씨는 포근하다. “제5 회 연길국제빙설관광축제” 개막식과 더불어반짝이는 화려한 불꽃놀이로 2017년의 마지막 밤하늘을 아름답게 수놓아 가고 있었다. 지난해에는 신나는 북춤, 부채춤,가야금 병창, 농악무, 노래로 명절의 정취가 다분히 풍기는 아름다운 멜로디로 2016년의 마지막 밤을 장식하였었는데 올해는 무대앞에서 광장무를 신나게 추는 사람들로 2017년의 마지막 밤을 불태우고 있었다 구경하던 아낙네들 아저씨들이 흥에 넘쳐 덩실덩실 춤을 춘다. </b></p><p class="ql-block"><b> 2017년 마지막 축제의 밤은 숨가쁘게 달려온 이들에게 박수를 보내고 있었다. . 사람들의 얼굴에도 새해를 맞이하는 희망으로 불타올랐다.열심히 달려온 한 해를 보내며 나이테 하나가 더 늘겠구나 하는 생각을 하면이 이밤도 아쉽지만 그 만큼 새해를 맞이하는기쁨에 가슴이 설레기도 한다.</b></p><p class="ql-block"><b> 자유의 사색의 공간에서 걸어가는 발밑에서는 뽀드득뽀드득 투톤우드블럭을 연주하는듯한 소리가 아름다운 멜로디가 되어 나의 마음을 즐겁게 한다.</b></p><p class="ql-block"><b> 흘러가고 흘러오는 인파속에서 나는 작은 물방울이 되어 함께 흘러가면서 나의 삶을 뒤돌아 본다.</b></p><p class="ql-block"><b> </b></p> <h3><b> 문화대혁명으로 배우지 못함을 아쉬움을&nbsp;늘&nbsp;품고 있던 나,&nbsp;생활고를 벗어난지라 이제라도 배움의 끊을 놓지 않으려고 문학아카데미에 다니면서 배우는 중이다.&nbsp;선생님의 강의는 알쏭달쏭하지만&nbsp;문학의&nbsp;신비를&nbsp;배우는&nbsp;즐거움은 이루다 말할 수 없다.&nbsp;이순(耳顺)의 가지를 친 나이에 막을 수 없이 흘러가는 세월에 안타까울 때도 있지만 배움의 감동으로 벅찬 한 해였다.</b></h3><h3><b> 열심히 뿌린 씨앗이 열매를 맺었는지 나에게는 너무나도 과분한 것이지만 나의 수필이 상을 받는 기쁨도 만끽하였다 삼십여년을 함게 살아온 남편에게서 처음으로 꽃다발도 받았다 수상했다는 소식을 받고는 믿어지지 않는 남편이 다시 확인하는 문의를 하고 준비한 꽃다발이였다.</b></h3><h3><b> 내생에는 이보다 더 기쁜 날이 없었던 같다. 배움의 즐거움에 가슴을 뭉클하게 하는 노력의 결과였다.</b></h3><h3><b> 그 기쁨은 나에개 글 쓸 용기를 더하여 주었으며&nbsp;‘늦은 때란 없다’는 것을 깊이 느끼게하는&nbsp;&nbsp;계기가 되었다.</b></h3><h3><b> 상을 받고 감격했던 그 날을 생각하니 반짝이는 불빛도 귀여운 눈 조각상들도 나에게 응원의 박수를 보내는 것만 같아 행복감에 젖어 들었다.</b></h3><h3><b> “나는 참 행복한 사람이야.&nbsp;내가 원하는것을 하고 있으니까.”</b></h3><h3><b> 그렇게 나는 인파를 따라 걷노라니 눈 조각상들이 저마다 포즈를 취하는 모습이 나의 시선을 끌었다.</b></h3><h3><b> 며칠전부터 공원에서는 땅밑에서 분수가 터졌나 싶게 백설이 솟구치며 뿜어져 나왔다.&nbsp;그백설은&nbsp;조각가들이&nbsp;섬세한&nbsp;손끝을 애무하고&nbsp;흘러나오는&nbsp;순간&nbsp;마치&nbsp;하늘&nbsp;높이&nbsp;솟아오르던&nbsp;눈사다리를&nbsp;타고&nbsp;하늘나라의 무료함을 달래려 속세의 희로애락을&nbsp;부러워&nbsp;선녀들이&nbsp;내려왔는가&nbsp;싶게&nbsp;아련한&nbsp;손길로&nbsp;가야금을 타는 여인,&nbsp;날씬한&nbsp;몸매로&nbsp;물동이춤을 추는 여인으로 변신하여 별무리를 안고 내려와 우리들을&nbsp;반겨&nbsp;맞아주며&nbsp;사람들의 시선을 한 몸에 받으며&nbsp;즐거움을 선사하여&nbsp;사람들의 감탄을 한몸에 받는다.</b></h3> <h3><b>  어린애들은 엄마 아빠&nbsp;손잡고 빙탕후루도 먹으며 폴짝폴짝 이리 뛰고 저리 뛰며&nbsp;자기만이&nbsp;세상이다.&nbsp;나도&nbsp;한살 더&nbsp;먹는다고&nbsp;퐁퐁 뛰며 기뻐하던 생각이 난다.&nbsp;어릴때는 한설 더 먹으면 학교에 갈수 있으니까,&nbsp;이십여살에는&nbsp;한살&nbsp;더&nbsp;먹으면&nbsp;빨리&nbsp;시집&nbsp;갈수 있으니까&nbsp;기뻐하고.&nbsp;결혼후에는 해와 달이 바뀌는 것도 모르고 앞만보고&nbsp;달려 오다보니 어느새 이순에 가지를 친다.그래도&nbsp;열심히&nbsp;달려온&nbsp;보람으로&nbsp;오늘을&nbsp;여유있게&nbsp;이&nbsp;밤거리를&nbsp;즐기고&nbsp;있지 않는가 싶다.</b></h3><h3><b> 썰매장에서는 애들이 썰매를 신나게 탄다.&nbsp;부모님을&nbsp;모시고&nbsp;온&nbsp;자녀들,&nbsp;얼음길에&nbsp;넘어질세라&nbsp;두손&nbsp;꼭&nbsp;잡은&nbsp;중년부부도,팔을&nbsp;꼭 끼고&nbsp;도란도란&nbsp;이야기를&nbsp;나누며&nbsp;걸어가는&nbsp;연인들도,&nbsp;이&nbsp;밤을&nbsp;영원히&nbsp;간직하려는듯 천천히 천천히 흘러가며&nbsp;2017년의 마지막 밤을 렌즈에 잘칵잘칵 담는다.</b></h3><h3><b> 한쌍이 커플이 나에게 핸드폰을 건너주며 사진을 찍어 달라고 한다.&nbsp;반짝이는 하트앞에서 온갖 닭살스러운 포즈를 취한다.&nbsp;어쩌면 그렇게 자연스럽게 사랑 표현을 &nbsp;하는지 오히려&nbsp;내가 민망해 날 정도다.&nbsp;나는 두 련인을 렌즈속에 담으며 그들의 사랑이 영원히기를 기원했다.&nbsp;나도&nbsp;나의&nbsp;핸드폰을&nbsp;건너주며&nbsp;찍어달라고&nbsp;하여&nbsp;이 밤을 추억의&nbsp;갈피속에&nbsp;소담히 끼워넣었다..</b></h3> <h3><b>  “와 엘리샤가 여기에도 얼음궁전을 지어놓았네.”</b><br></h3><h3><b> 인파를 따라 흘러가고 흘러가는데&nbsp;눈앞에&nbsp;얼음궁전&nbsp;나타난다.&nbsp;빛과 얼음의 어울림에서&nbsp;뿜어져&nbsp;나오는&nbsp;령롱한 빛은 뮤지컬 에니메이션&nbsp;“겨울왕국”의 환상속으로 빠져들어가게 한다.&nbsp;나는 코끝으로&nbsp;내쉬는 숨에서 피여나는&nbsp;하얀 김을 따라&nbsp;“겨울왕국”&nbsp;속으로 서서히 흘러들어 간다.&nbsp;엘리샤와 안나 두 자매의 오해와 갈등속에서 점차 서로를 이해한다.&nbsp;엘리샤의 진실한 사랑으로 얼음으로 굳어진 동생을 살린다.&nbsp;</b></h3><h3><b>“진실한 사랑은&nbsp;그&nbsp;어떤 것도&nbsp;녹여버릴 수&nbsp;있는 것이구나.”</b></h3><h3><b>그런데 이번에는&nbsp;엘리샤가 만든 겨울왕국에서 남편이 화난모습이 스쳐간다.&nbsp;우리 부부는 삼십여년을 같이 살아오면서 지금까지도 티격태격한다.&nbsp;남편은 대동란시기에 아버지의 문제로 변방에서 내지로 강제로 이사하였다&nbsp;&nbsp;갖은&nbsp;수모와&nbsp;억울함과&nbsp;고통과&nbsp;슬픔을&nbsp;당했던지라&nbsp;마음에&nbsp;그&nbsp;화가&nbsp;싸여서인지툭하면&nbsp;화를&nbsp;낸다.&nbsp;나밖에 없다고 하면서도 퉁명스럽고 화난 그의 음성에 나도 화낸다.</b></h3><h3><b> “내가 좀더 참고 진실한 따뜻한 사랑으로 보듬고&nbsp;감싸주고 이해해주고 품어주었더라면 남편&nbsp;마음에 싸였던 화도 꺼졌으련만.&nbsp;새해에는 남편인데 잘해야지.”</b></h3><h3><b> 포도주같이 숙성된 향기는 없지만 이제야 성숙되어지는가 싶다.&nbsp;시골에 간 남편이 오기를 기다려 진다.&nbsp;</b></h3><h3><b> 얼마나&nbsp;“겨울왕국”&nbsp;앞에 서있었는지 사람들이 뜸해졌다.&nbsp;새해 종소리와 더불어 송구영신 모임이 있는터라 발길을&nbsp;돌렸다.</b></h3><h3><b>“혼자만의 시간이 때론 고독하고 외로운 것 같지만 그 시간들이 나의 삶을 돌아보게 하며, 누구의 방애도 받지 않는 나만의 즐거움을 얻게 하며, 마음을 정화시키고 힐링되는 시간이 되는구나 "나만의 시간을 즐겨야지"</b></h3> <h3><b> 덕분에 래일을 향한 발걸음은 가벼웠다.&nbsp;</b></h3><h3><b> 2018년&nbsp;다가오는&nbsp;희망찬&nbsp;새해를&nbsp;하늘에서 나에게 주신 귀한 선물&nbsp;소중하게&nbsp;받아야겠다.&nbsp;정결한 마음으로 선물의 포장지를&nbsp;풀어야지&nbsp;365개의&nbsp;오색 영롱한&nbsp;구슬들이 담겨 있을까?&nbsp;흠도 티도 없는&nbsp;365장의&nbsp;“옥판선지(玉板宣纸)”가담겨 있을까?&nbsp;구슬이라면 하나하나 예쁘게 꿰어서 보배로 만들어야겠다.&nbsp;옥판선지라면 사랑,&nbsp;용서,&nbsp;기쁨,&nbsp;감사로&nbsp;황혼을 채색할 아름다운 물감으로&nbsp;한점한점&nbsp;정성들여&nbsp;예쁘게&nbsp;찍어&nbsp;가야겠다.</b></h3><h3><b> &nbsp;“겨울왕국”에서 엘리샤가 부른 노래를&nbsp;흥얼거려본다.</b></h3><h3><b>“다 잊어 다 잊어</b></h3><h3><b>(Let&nbsp;&nbsp;it go, Let&nbsp;&nbsp;it go)</b></h3><h3><b>한때 날 지배했던 공포도</b></h3><h3><b>날 괴롭힐 수 없어</b></h3><h3><b>내가 무엇을 할수 있는지 보여줄 때야</b></h3><h3><b>한계를 시험하고 뚫고 지나가는거야</b></h3><h3><b>내가 노력했다는건 하늘이 알아주겠지</b></h3><h3><b>태양이 떠오를 때에 나는 여기 서있을거야&nbsp;“</b></h3><h3><b> 나는 이 노래 가사를 참 좋아한다.&nbsp;삶에 지쳐 힘들때 용기와 희망을 주는 노래이다.</b></h3><h3><b> &nbsp;“나이를 먹었다고 늙지 않는다.&nbsp;리상을 잃을 때 비로소 늙는다.”라고 누가 말했던가&nbsp;새해를 맞는 이 밤에 피부에 더해가는 주름에 슬퍼해서 싱숭생숭해 하지&nbsp;말고&nbsp;기대와 설레임으로 희망의 물결에 힘차게 노를 저어야겠다.&nbsp;밤하늘을 우러르며&nbsp;빛나는&nbsp;별에&nbsp;나의&nbsp;꿈과&nbsp;소망을&nbsp;오롯이&nbsp;담아본다.&nbsp;</b></h3><h3><b><br></b></h3><h3><b>2018년5월10일 .연변일보발표작.</b></h3>